북한 매체들은 4일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향해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북한이 5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북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의 ‘통 큰’ 제재 완화 조치를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은 공화국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상응한 실천적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써 신뢰와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일방적인 핵 폐기만 강요하려 들면서 부당한 제재압박에 계속 매달린다면 공화국은 이미 천명한 대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이른바 ‘핵무기 4불(不)’ 입장을 언급하며 “이러한 원칙적 입장과 실천 행동은 정세국면 전환을 위한 일시적인 방책이 아니라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국제사회 앞에 지닌 중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전략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6·12조미(북미)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공화국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되어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미북 실무협상에서 미측의 제재 완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북측의 압박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측의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측은 제재 유지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미·북 실무협상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