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정조준한 KCGI, 국내 주주행동주의 전환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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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를 겨냥한 주주 행동주의 펀드 KCGI의 발걸음이 내달 한진칼과 한진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빨라지고 있다.
KCGI가 뜻대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등에 성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국내 인식을 바꾸는 계기는 제공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은 크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KCGI는 이미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과 한진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소액주주들과 직접 접촉해서 표를 결집할 수 있다는 속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 셈이다.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 지분 10.81%와 한진 지분 8.03%를 확보해 양사의 2대 주주가 됐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1일에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표하면서 '오너 리스크' 해소를 주장, 조양호 회장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또 이 제안에 동참을 희망하는 주주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자신들이 개설한 '밸류한진' 홈페이지(valuehanjin.com)에 주주들의 이메일을 받는 코너도 설치했다.
이어 KCGI는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고 감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한진칼에 보냈다. KCGI는 이 제안서에서 작년 50억원이던 회사 이사의 보수 한도 총액을 30억원으로 줄이고 계열회사 임원을 겸임하는 이사의 보수 한도는 5억원으로 제한하자고 요구했다.
이는 고액 보수로 지탄을 받아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2017년에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한진칼에서 보수로 총 26억5천830만원을 받았다.
특히 작년 상반기에는 한진칼을 비롯해 한진, 대한항공, 한국공항 등 그룹 계열사 4곳에서 급여 총 58억원을 챙겨 주요 그룹 총수 중 연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진 측은 KCGI의 제안에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국민연금도 조 회장 일가에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어서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분위기다.
물론 KCGI의 주주제안이 3월 주총에서 직접적인 성과를 낼지는 의문시되는 게 최근 현실이다.
예컨대 한진칼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17.70%)과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이 28.93%에 달해 주총 때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KCGI 단독으로는 승산이 희박하다.
또 7.34%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형 주주권을 이사해임 등은 빼고 정관변경 같은 최소한의 수준에서만 행사하기로 한 만큼 KCGI로서는 국민연금의 전폭적인 지원을 낙관하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해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국민연금은 이사해임 관련 주주제안을 하지 않으려고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정관변경으로 국한한 것이어서 KCGI가 이사해임 관련 제안을 해도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KCGI가 국내에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 확산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이번 사안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CGI 사례는 경영권 개입 정당성을 확보한 국내 펀드의 행동주의 투자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국내에는 배당성향이 낮고 오너 리스크가 커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이 많은 만큼 주주 행동주의 기류는 더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KCGI의 지향점이 주주가치에 부합할지 아니면 단기 차익만 추구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펀드들이 출현해 주주권 행사를 자극하는 것은 시도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등 성과를 보여준다면 KCGI의 행보는 한국형 주주 행동주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KCGI가 뜻대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등에 성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국내 인식을 바꾸는 계기는 제공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은 크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KCGI는 이미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과 한진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소액주주들과 직접 접촉해서 표를 결집할 수 있다는 속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 셈이다.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 지분 10.81%와 한진 지분 8.03%를 확보해 양사의 2대 주주가 됐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1일에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표하면서 '오너 리스크' 해소를 주장, 조양호 회장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또 이 제안에 동참을 희망하는 주주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자신들이 개설한 '밸류한진' 홈페이지(valuehanjin.com)에 주주들의 이메일을 받는 코너도 설치했다.
이어 KCGI는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고 감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한진칼에 보냈다. KCGI는 이 제안서에서 작년 50억원이던 회사 이사의 보수 한도 총액을 30억원으로 줄이고 계열회사 임원을 겸임하는 이사의 보수 한도는 5억원으로 제한하자고 요구했다.
이는 고액 보수로 지탄을 받아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2017년에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한진칼에서 보수로 총 26억5천830만원을 받았다.
특히 작년 상반기에는 한진칼을 비롯해 한진, 대한항공, 한국공항 등 그룹 계열사 4곳에서 급여 총 58억원을 챙겨 주요 그룹 총수 중 연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진 측은 KCGI의 제안에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국민연금도 조 회장 일가에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어서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분위기다.
물론 KCGI의 주주제안이 3월 주총에서 직접적인 성과를 낼지는 의문시되는 게 최근 현실이다.
예컨대 한진칼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17.70%)과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이 28.93%에 달해 주총 때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KCGI 단독으로는 승산이 희박하다.
또 7.34%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형 주주권을 이사해임 등은 빼고 정관변경 같은 최소한의 수준에서만 행사하기로 한 만큼 KCGI로서는 국민연금의 전폭적인 지원을 낙관하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해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국민연금은 이사해임 관련 주주제안을 하지 않으려고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정관변경으로 국한한 것이어서 KCGI가 이사해임 관련 제안을 해도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KCGI가 국내에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 확산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이번 사안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CGI 사례는 경영권 개입 정당성을 확보한 국내 펀드의 행동주의 투자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국내에는 배당성향이 낮고 오너 리스크가 커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이 많은 만큼 주주 행동주의 기류는 더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KCGI의 지향점이 주주가치에 부합할지 아니면 단기 차익만 추구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펀드들이 출현해 주주권 행사를 자극하는 것은 시도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등 성과를 보여준다면 KCGI의 행보는 한국형 주주 행동주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