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이 64년 만에 미네소타를 다시 찾은 이유는?
“서울대 후배들을 보니 1957년 미네소타로 떠나는 비행기를 탈 때가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후배들이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죠.”(유훈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대 학생들이 ‘지속가능한 발전’ 시대를 대비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미네소타 프로젝트 이후 64년 만에 미국 미네소타 대학을 다시 찾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국제협력본부는 올해 겨울 계절학기(12~2월) 동안 미네소타에서 수업하는 정규 교과 프로그램 ‘SNU인월드 미네소타’를 신설했습니다. ‘SNU인월드’는 2012년부터 시작된 계절학기 해외 탐방 프로그램입니다.

국내에서 대상국의 문화·역사 등을 교육한 뒤 2~3주간 현지를 견학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미국 실리콘벨리,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무대로 진행합니다. 2017년에만 377명을 12개 지역에 파견하는 등 서울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탐방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죠.

특히 이번 SNU인월드 미네소타가 신설된 배경에는 서울대와 미네소타대의 남다른 인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입니다. 서울대와 미네소타대는 미네소타 프로젝트로 맺어진 사이입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6·25전쟁 후 미국이 진행한 서울대 재건 프로그램입니다. 1955년부터 1961년까지 행정학·의학·공업·농업 분야의 서울대 인재들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미네소타대에서 연수를 받았습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한국 과학기술과 의학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등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4월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이 미네소타대를 방문해 양 대학의 지속적인 교류를 논의한 끝에 ‘SNU인월드 미네소타’를 마련했습니다.

‘제2의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미네소타대를 찾은 16명의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달 26일을 끝으로 총 3주 과정의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참가 학생들은 1957년부터 1959년까지 미네소타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던 유훈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와 직접 만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유 명예교수는 “1950년대 미네소타에서 고군분투했던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후배들에게 전달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입니다. 참가 학생들은 미네소타대에서 환경과학, 환경정책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또 미네소타에 위치한 3M 본사도 방문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기업의 혁신을 현장에서 체험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SNU인월드 미네소타를 통해 서울대 후배들이 64년 만에 미네소타대를 다시 찾게 됐다”며 “미네소타대와 협력을 강화해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현주 지식사회부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