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핵 낙관론에 척 슈머,  “리얼티티쇼 아니다” 쓴소리
미 국방차관보는 “북, 장거리 미사일 계속 개발”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사진)가 6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이것은 리얼리티 쇼가 아니다”며 “하룻밤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보는 “북한은 비핵화 협상과 별개로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올해 국정연설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며 2월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2차 미·북정상회담 결과를 낙관했지만, 미 조야에선 걱정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슈머 대표는 이날 CNN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고 우방들은 공격하는 등 외교정책이 뒤집혀있다”며 “미국인들은 (이것이)엉망진창 상황이란 걸 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핵을 가진 북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난 1차 정상회담 이래 북한은 어떤 면에서 보면 보다 많은 핵을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데 대해선 “근거 없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루드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미사일 위협을 가하는 국가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미 활발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은 물론 장거리 미사일 개발 역량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방부가 발간한 ‘2019 미사일 방어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미사일이 괌, 하와이 등을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미 본토 서버 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브래드 셔먼 미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민주당)은 자유아히시아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1차 정상회담 후 북한이 14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제작할 수 있을만큼의 핵물질을 더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상응조치는 북한이 핵 신고와 핵 사찰 허용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취할때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미국기업연구소 강연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면 미국은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걸 명확히하는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란 주장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 상원에선 정보당국에 북한 정권의 수입을 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한 목적에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도 비핵화에 대한 낙관론을 이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믿는다”며 “김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진로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 경제 여건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는걸 말해왔다”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