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富者)의 꿈을 꿔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앞의 富(부)라는 글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돈 많은 것 싫어할 사람이 그다지 없으니 그렇다. 이 글자는 집을 가리키는 ‘(면)’과 가득하다는 새김의 ‘(복)’이 합쳐졌다.

집안에 뭔가 가득하게 담겨 있는 것의 합체여서 결국 부유(富裕), 부유(富有)라는 뜻을 얻었다. 결국 돈이나 재산의 많음을 가리킨다. 아주 돈이 많은 비즈니스맨을 우리는 성어로 부상대고(富商大賈)라고 부른다. 상고(商賈) 두 글자 모두 상인을 가리키는 한자다.

돈이나 재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부서(富庶)라고 적는 단어도 있다. 물산이 풍부(富)하고 사람이 많은(庶) 상태다. 나라가 평안해 농산물 등을 제대로 생산하면서 인구가 늘어나는 그런 태평(太平)한 시절의 형용이기도 하다.

학부오거(學富五車)라는 성어도 있다. 학식이 수레 다섯 대의 책 분량만큼 풍부하다는 뜻이다. 박학다식(博學多識)함을 지칭했던 데서 나온 말이다. 같은 뜻으로 쓰는 성어가 오거서(五車書)다.

연부역강(年富力强)이라는 성어도 기억해두면 좋다. 年富(연부)는 나이가 풍부한, 즉 젊다는 얘기다. 다음은 힘(力)이 강(强)하다는 뜻이다. 나이가 젊고 힘이 세다는 뜻이다. 나라의 경우로 이야기를 옮기면 부국강병(富國强兵)이다.

흔히 ‘나라가 잘 살고, 국방도 튼튼하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原典)의 뜻은 ‘나라가 잘 살아야 국방도 강해질 수 있다’다. 富國(부국)해야 强兵(강병)을 이룬다는 식의 조건 제시형이다. 경제가 튼튼해야 국방도 따라서 강해진다는 흐름이다.

부자도 종류가 많다. 아주 거하게 넘치면 부호(富豪)다. 부자 중에서 으뜸인 사람에게는 천간(天干)의 첫 글자인 갑(甲)을 붙여 갑부(甲富)라고 부른다. 부요(富饒), 부귀(富貴), 부족(富足), 부실(富實) 등이 그와 관련이 있는 형용이다.

그런 富(부)를 많이 만들어내 결국 나라와 사회가 부국과 강병의 토대로 올라서는 일이 중요하다. 더 많은 부자가 나오도록 사회의 기풍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지금 우리에게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