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코끼리가 깨어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8월 15일 독립기념식에서 인도 경제 성장세를 이같이 평가했다. 모디 총리의 이날 발언은 과장이 아니었다. 인도 경제는 지난해 7.2% 성장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도 경제를 코끼리에 비유하는 것은 국토 면적 세계 7위, 인구는 세계 2위에 이를 만큼 덩치가 크지만 둔하고 느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다는 뜻도 있다.

코끼리를 달리게 한 것은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의 친기업 정책이다. 모디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는 글로벌 기업을 인도로 불러모으고 있다. 남부 산업중심지 타밀나두주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기업이 대거 진출해 자동차 생산 규모만 연간 170만 대에 이른다.

인도는 외국인 토지 매입을 금지하는 등 아직 규제가 심하고 물류 인프라도 부족하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본 해외 기업들의 투자는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은행 기업환경 평가에서 인도는 2014년 142위에서 2017년 100위, 2018년 77위로 올라섰다.

소비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 민간 소비는 2017년 7.2%, 지난해 8.0% 증가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134달러에 불과하지만 1만달러 이상 중산층 인구만 1억 명에 이른다.

취약한 물류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델리·뭄바이산업개발공사(DMICDC)는 수도 뉴델리, 서부 뭄바이, 남부 첸나이, 동부 콜카타 등을 잇는 철도 공사를 하고 있다. 총연장이 서울~부산 간 거리의 10배가 넘는 5703㎞나 된다.

델리·첸나이=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