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발인 앞두고 인터뷰…"진상조사·정규직 전환 이행 지켜봐야"
아들 또래 청년들에 "부당한 것 부당하다고 말하는 노동자 되길"
故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비정규직 위해 계속 싸울 것"
"용균이의 죽음은 제 인생에 커다란 한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의 삶도 그런 참사가 더는 일어나지 않게끔 힘쓰고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점검 도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김용균 씨가 숨진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빈소를 지킨 김씨는 9일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

장례는 3일간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9일 발인을 앞두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치러지는 장례다.

김씨는 "빈소에 있는 동안 용균이가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 위안이 되기도 했다"면서 "그렇지만 앞으로 아들을 영영 못 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고 한숨 지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예전 같은 삶으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삶을 살겠다"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이어 김씨는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가 제대로 현장에 반영되는지, 시민대책위가 요구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당정 합의안에 대해 김씨는 "당초 바랐던 직고용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타협점을 끌어낸 결과라고 본다"며 "진상규명을 비롯한 후속 대책이 탁상행정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근무환경 개선과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장례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유가족 간 면담과 관련해서는 "1년에도 수천 명이 산업 현장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 하나 없이 죽어나간다"며 "대통령께서 이를 깨닫고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故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비정규직 위해 계속 싸울 것"
김씨는 아들 또래의 청년들을 향한 당부도 전했다.

그는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당당히 말할 줄 아는 노동자가 되어달라"며 "특히 안전 문제와 관련해선 그냥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에게는 "각계각층에서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신 덕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노동 문제와 관련해 시민사회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