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힌채 걷고 쪼그려 앉는 부모님…디스크 아닌 '척추관협착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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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퇴행성 척추질환과 예방법
나이들수록 척추관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 유발
환자 60%가 60대 이상 노인
척추뼈 쉽게 주저앉는 압박골절…낙상 충격으로 생긴 고관절 골절
등·허리 근육량 줄어들면서 발병…가벼운 근력운동·단백질 보충 필수
퇴행성 척추질환과 예방법
나이들수록 척추관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 유발
환자 60%가 60대 이상 노인
척추뼈 쉽게 주저앉는 압박골절…낙상 충격으로 생긴 고관절 골절
등·허리 근육량 줄어들면서 발병…가벼운 근력운동·단백질 보충 필수
명절이 지나면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멀리 떨어져 살아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질환을 발견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관절 척추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 때문에 관절 척추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근력이 부족한 것도 이들 질환의 원인이다. 고령층이 많이 호소하는 척추 관절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허리 구부리면 편해지는 척추관협착증
똑바로 곧게 편 허리는 건강의 상징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허리를 펴기 어려워 구부러진 채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많다. 허리를 펴지 못해 굽어 지내면 걷는 것이 힘들어 노년기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우울감도 높아진다. 허리를 구부리게 되는 원인 질환 중 하나가 척추관협착증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 때문에 척추뼈와 주변 인대가 두꺼워진다. 이 때문에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고 통증을 느낀다. 걸을 때 다리나 엉덩이가 당기고 저릿저릿해 조금만 걸어도 앉아서 쉬어가야 할 정도라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 허리를 곧게 펼 때 통증이 심해진다.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 신경 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줄어든다. 걸을 때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린다. 지팡이를 짚거나 유모차 같은 보행기에 의지해 걷게 된다. 오래 걷거나 무리할 때 통증이 느껴지지만 쉬고 난 뒤 나아진다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통증이 심해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걷기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지면 마비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척추 압박골절도 노년층에게 흔하다. 골다공증 때문에 약해진 뼈에 금이 가고 주저앉는 질환이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맞물려야 할 척추뼈가 충격으로 납작하게 내려앉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살짝 넘어지는 가벼운 충격이나 외상에도 척추뼈가 주저앉기 쉽다. 심한 사람은 기침만 해도 뼈가 주저앉는다. 한 번 골절된 척추뼈는 더 쉽게 반복적으로 골절된다. 이 때문에 점점 더 구부정해진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허리가 굽거나 척추후만증이 생기기 쉽다.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가 갑자기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근력 부족도 척추 통증의 원인
허리와 등 근육이 부족해 척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허리의 굽은 각도가 커지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우울증이 심해진다. 노인이 된 뒤에도 곧은 허리를 유지하고 싶다면 근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허리에 힘이 없어 뒷짐을 지고 다니거나 허리를 굽혀 걷는 것이 편하다면 근력이 부족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벽에 서서 등을 붙여봤을 때 뒤통수와 발뒤꿈치가 모두 벽에 닿지 않는다면 허리 근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5분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마찬가지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고령층은 대부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 허리 근육이 퇴화한 경우가 많다”며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평소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바닥을 보고 누워 양팔을 벌리고 스카이다이빙 하듯 위로 올려주는 동작은 허리 근육을 강하게 하는 데 도움된다. 이 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해 10회 반복해야 한다. 자세를 바르게 교정하는 데도 좋다. 나이가 들면 젊을 때보다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 쉽고 안전한 동작을 꾸준히 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소화하기 어려워 고기를 먹지 않는 노인이 많다. 이때는 생선이나 계란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 근육을 구성하는 영양소인 비타민D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백 의무원장은 “근력을 높이는 방법 중 쇼핑가기(go shopping)라는 것이 있다”며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쇼핑하는 것처럼 외부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근육을 키우려면 근육을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효과가 작다고 멈추면 안 된다. 마음에 여유를 갖고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올바른 자세로 생활하고 허리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하면서 관리하면 곧은 허리를 유지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 제때 치료해야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 삶의 질을 좌우하는 질환 중 하나다. 고관절은 밥그릇 모양의 골반 뼈와 공 모양의 둥근 넓적다리뼈 머리 부분으로 이뤄진 관절이다. 골반으로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한다. 고관절이 있기 때문에 걷기 달리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대개 낙상 때문에 생긴다. 집안에서 넘어지거나 물기가 많은 화장실, 베란다 등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나이를 먹으면 근력이 줄고 운동 능력이 떨어져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때 엉덩이 부분에 충격이 집중되기 쉽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가벼운 낙상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인공관절을 넣는 것이다. 인공관절 수명이 짧다고 생각해 수술을 꺼리는 환자도 많지만 고관절을 대체하는 인공관절은 세라믹 재질로 만들어져 수명이 길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거동이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근육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엉덩이, 무릎 통증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받아야 한다. 김준식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부장은 “고령층일수록 예방이 중요하다”며 “골절이 생긴 뒤 회복돼도 골절이 생기기 전보다 걷는 능력이나 운동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고관절 골절을 경험하면 17.4% 정도가 1년 안에 사망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거동을 못하고 누워 지내야 해 욕창, 심혈관 질환, 폐렴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중년층도 고관절 건강을 챙겨야 한다.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무혈성 괴사다. 대퇴골 혈액 흐름이 막혀 고관절 뼈 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오랜기간 복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엉덩이 통증이 생겼을 때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 김준식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부장(정형외과 전문의)
똑바로 곧게 편 허리는 건강의 상징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허리를 펴기 어려워 구부러진 채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많다. 허리를 펴지 못해 굽어 지내면 걷는 것이 힘들어 노년기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우울감도 높아진다. 허리를 구부리게 되는 원인 질환 중 하나가 척추관협착증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 때문에 척추뼈와 주변 인대가 두꺼워진다. 이 때문에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고 통증을 느낀다. 걸을 때 다리나 엉덩이가 당기고 저릿저릿해 조금만 걸어도 앉아서 쉬어가야 할 정도라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 허리를 곧게 펼 때 통증이 심해진다.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 신경 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줄어든다. 걸을 때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린다. 지팡이를 짚거나 유모차 같은 보행기에 의지해 걷게 된다. 오래 걷거나 무리할 때 통증이 느껴지지만 쉬고 난 뒤 나아진다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통증이 심해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걷기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지면 마비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척추 압박골절도 노년층에게 흔하다. 골다공증 때문에 약해진 뼈에 금이 가고 주저앉는 질환이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맞물려야 할 척추뼈가 충격으로 납작하게 내려앉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살짝 넘어지는 가벼운 충격이나 외상에도 척추뼈가 주저앉기 쉽다. 심한 사람은 기침만 해도 뼈가 주저앉는다. 한 번 골절된 척추뼈는 더 쉽게 반복적으로 골절된다. 이 때문에 점점 더 구부정해진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허리가 굽거나 척추후만증이 생기기 쉽다.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가 갑자기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근력 부족도 척추 통증의 원인
허리와 등 근육이 부족해 척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허리의 굽은 각도가 커지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우울증이 심해진다. 노인이 된 뒤에도 곧은 허리를 유지하고 싶다면 근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허리에 힘이 없어 뒷짐을 지고 다니거나 허리를 굽혀 걷는 것이 편하다면 근력이 부족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벽에 서서 등을 붙여봤을 때 뒤통수와 발뒤꿈치가 모두 벽에 닿지 않는다면 허리 근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5분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마찬가지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고령층은 대부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 허리 근육이 퇴화한 경우가 많다”며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평소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바닥을 보고 누워 양팔을 벌리고 스카이다이빙 하듯 위로 올려주는 동작은 허리 근육을 강하게 하는 데 도움된다. 이 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해 10회 반복해야 한다. 자세를 바르게 교정하는 데도 좋다. 나이가 들면 젊을 때보다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 쉽고 안전한 동작을 꾸준히 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소화하기 어려워 고기를 먹지 않는 노인이 많다. 이때는 생선이나 계란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 근육을 구성하는 영양소인 비타민D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백 의무원장은 “근력을 높이는 방법 중 쇼핑가기(go shopping)라는 것이 있다”며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쇼핑하는 것처럼 외부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근육을 키우려면 근육을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효과가 작다고 멈추면 안 된다. 마음에 여유를 갖고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올바른 자세로 생활하고 허리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하면서 관리하면 곧은 허리를 유지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 제때 치료해야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 삶의 질을 좌우하는 질환 중 하나다. 고관절은 밥그릇 모양의 골반 뼈와 공 모양의 둥근 넓적다리뼈 머리 부분으로 이뤄진 관절이다. 골반으로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한다. 고관절이 있기 때문에 걷기 달리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대개 낙상 때문에 생긴다. 집안에서 넘어지거나 물기가 많은 화장실, 베란다 등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나이를 먹으면 근력이 줄고 운동 능력이 떨어져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때 엉덩이 부분에 충격이 집중되기 쉽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가벼운 낙상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인공관절을 넣는 것이다. 인공관절 수명이 짧다고 생각해 수술을 꺼리는 환자도 많지만 고관절을 대체하는 인공관절은 세라믹 재질로 만들어져 수명이 길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거동이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근육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엉덩이, 무릎 통증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받아야 한다. 김준식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부장은 “고령층일수록 예방이 중요하다”며 “골절이 생긴 뒤 회복돼도 골절이 생기기 전보다 걷는 능력이나 운동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고관절 골절을 경험하면 17.4% 정도가 1년 안에 사망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거동을 못하고 누워 지내야 해 욕창, 심혈관 질환, 폐렴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중년층도 고관절 건강을 챙겨야 한다.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무혈성 괴사다. 대퇴골 혈액 흐름이 막혀 고관절 뼈 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오랜기간 복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엉덩이 통증이 생겼을 때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 김준식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부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