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2차 북미회담서 로드맵 꼭 만들어야…北 실질행동 필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日 게이오대 심포지엄서 "北의 가시적 선행조치 중요"
"北, 美 추정 핵탄두 60~65개 이하 신고하면 협상판 깨져"
"日, 한반도 문제 판 되는 쪽으로 적극적 외교 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연세대 교수)는 9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빅딜(big deal)·스몰딜(small deal) 등에 대한 로드맵(일정표)이 어떻게든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날 도쿄 게이오(慶應)대 미타캠퍼스에서 열린 심포지엄의 기조 발제를 통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빅딜, 스몰딜의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고받을 게 무엇이고 언제까지 어떻게 한다는 시간표가 작성된 상태에서 (북미관계가) 나가야 예측 가능해진다"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간표를 짜겠다',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풀어나가겠다' 하는 식의 그림이 나와야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미국 정보당국의 기본 추산에 따르면 북한이 핵탄두를 60~65개를 갖고 있다는데, 만약 북한이 이보다 적은 숫자를 신고하면 미국은 속임수를 쓴다고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협상의 판이 완전히 깨질 것이다.
북미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요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모든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폐기할 의사가 있다고까지 말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말뿐이고 행동은 없었으니, 이제는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지금 단계에서는 북한이 선행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핵 선폐기'를, 북한이 '행동대 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가시적인 선행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면(체면)이 서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나중에 (핵폐기와 이에 대한 보상의) 동시교환을 하더라도 처음 행동은 북측에서 가시적으로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의 보상 조치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폐기 약속에 대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포괄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보다 남북간 경제 교류를 예외 규정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갖지 않는 한 종전선언과 평화선언을 만드는 데 걸림돌이 안 된다는 입장이며, 이에 대해 북측도 이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한미군 문제는 한국과 미국의 두 주권국 간 합의 사항이니 종전선언, 평화선언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북한이 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지금 단계에서는 공식적으로 그런 주장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북한이 비핵화 과정으로 가게 된다면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라고 예측했다.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 구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 등 일본 학자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 남기정 서울대 교수, 이원덕 국민대 교수 등 한국 학자들이 발제자, 토론자로 참석했다. 문 특보는 한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 정부를 배제하려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1~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요청으로 납치 문제를 제기했고, 서훈 원장을 파견해 아베 총리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며 부인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외무성은 유럽연합(EU) 같은 데를 가서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우리 대통령의 주장을 봉쇄하며 지나친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부정적인 외교만 적극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판(한반도 화해)이 되는 쪽으로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사이에 협력이 잘됐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정의용 실장의 탓은 아니다.
아베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문제와도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납치 문제 등 북한 인권상황과 관련,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국교 수립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 상원 의석 3분의 2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당장 정상회담 의제에는 오르지 않겠지만, 핵·미사일 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측에서 선제적으로 인권 개선 움직임을 보여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北, 美 추정 핵탄두 60~65개 이하 신고하면 협상판 깨져"
"日, 한반도 문제 판 되는 쪽으로 적극적 외교 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연세대 교수)는 9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빅딜(big deal)·스몰딜(small deal) 등에 대한 로드맵(일정표)이 어떻게든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날 도쿄 게이오(慶應)대 미타캠퍼스에서 열린 심포지엄의 기조 발제를 통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빅딜, 스몰딜의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고받을 게 무엇이고 언제까지 어떻게 한다는 시간표가 작성된 상태에서 (북미관계가) 나가야 예측 가능해진다"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간표를 짜겠다',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풀어나가겠다' 하는 식의 그림이 나와야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미국 정보당국의 기본 추산에 따르면 북한이 핵탄두를 60~65개를 갖고 있다는데, 만약 북한이 이보다 적은 숫자를 신고하면 미국은 속임수를 쓴다고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협상의 판이 완전히 깨질 것이다.
북미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요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모든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폐기할 의사가 있다고까지 말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말뿐이고 행동은 없었으니, 이제는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지금 단계에서는 북한이 선행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핵 선폐기'를, 북한이 '행동대 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가시적인 선행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면(체면)이 서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나중에 (핵폐기와 이에 대한 보상의) 동시교환을 하더라도 처음 행동은 북측에서 가시적으로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의 보상 조치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폐기 약속에 대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포괄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보다 남북간 경제 교류를 예외 규정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갖지 않는 한 종전선언과 평화선언을 만드는 데 걸림돌이 안 된다는 입장이며, 이에 대해 북측도 이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한미군 문제는 한국과 미국의 두 주권국 간 합의 사항이니 종전선언, 평화선언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북한이 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지금 단계에서는 공식적으로 그런 주장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북한이 비핵화 과정으로 가게 된다면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라고 예측했다.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 구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 등 일본 학자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 남기정 서울대 교수, 이원덕 국민대 교수 등 한국 학자들이 발제자, 토론자로 참석했다. 문 특보는 한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 정부를 배제하려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1~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요청으로 납치 문제를 제기했고, 서훈 원장을 파견해 아베 총리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며 부인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외무성은 유럽연합(EU) 같은 데를 가서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우리 대통령의 주장을 봉쇄하며 지나친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부정적인 외교만 적극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판(한반도 화해)이 되는 쪽으로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사이에 협력이 잘됐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정의용 실장의 탓은 아니다.
아베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문제와도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납치 문제 등 북한 인권상황과 관련,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국교 수립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 상원 의석 3분의 2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당장 정상회담 의제에는 오르지 않겠지만, 핵·미사일 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측에서 선제적으로 인권 개선 움직임을 보여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