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선언 6인' 중 5인 일정 생략·최소화 속 '숙고'
오세훈·황교안, 나란히 TK 찍고 제주…吳 "당대표 돼 할 일 많다"
홍준표 "전대, 이대로 진행되면 '배박' 친목대회"…'페북 정치' 집중
12일 후보등록일까지 '보이콧 6인' 입장 변화 가능성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6명의 당권 주자가 2·27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 주자들은 주말인 9일에도 예정된 전대 레이스 일정을 소화했다.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 등 주요 주자들이 일단 전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당권경쟁 구도가 크게 출렁이는 가운데 오는 12일 후보등록일까지 각 주자의 입장이 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보이콧을 선언한 심재철·안상수·오세훈·정우택·주호영·홍준표 등 6명의 당권 주자는 이르면 10일 직접 만나 전대 룰과 보이콧 지속 여부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인 보이콧'에 어수선한 한국당 전대…일부 주자 주말 표밭갈이
오 전 시장은 9일 오전부터 경북 영덕과 영주의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당원들을 만나 민심을 청취한 데 이어 제주도로 이동해 제주도당 청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오 전 시장은 영덕·영주 당원협의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은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진정으로 박 전 대통령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총선승리와 정권탈환으로 역사적 재평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대표가 되어 할 일이 많다.

봉사하고 일하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이 있다"며 "(2011년 서울시장 사퇴 이후) 8년 6개월 동안 벌을 섰으니 이제 일하고 싶고,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6인 보이콧'에 어수선한 한국당 전대…일부 주자 주말 표밭갈이
전날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27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한 것에 강력히 반발해 다른 당권 주자들과 함께 보이콧을 선언한 뒤 나온 발언으로, 아직 당권 레이스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오 전 시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당권 주자 6명이 단일대오로 전대를 보이콧하겠다는 게 현재까지의 공식 입장"이라며 "오늘까지 마련된 일정들은 미리 당원들과 약속을 해놓은 것이라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숙고 중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까지 페이스북에 3건의 글을 연달아 올리면서 2·27 전대 일정을 강행키로 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대로 전대가 진행된다면 화합 전대가 아니라 '배박'(배신 친박), '구박'(옛 친박)의 친목대회가 될 뿐"이라며 "당대표 후보자 검증을 피하면 당의 자산이 아니라 당의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의 무책임이 파행 전당대회로 몰고 가고 있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6인 보이콧'에 어수선한 한국당 전대…일부 주자 주말 표밭갈이
전대 보이콧 입장을 밝힌 안상수 의원은 충남 예산에서 열린 홍문표 의원 의정보고회에 참석하고, 주호영 의원은 대구 북구을 당협 주민간담회만 소화하는 등 일정을 최소화했다.

심재철·정우택 의원은 주말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구·경북(TK)을 찾아 정통 보수 민심을 겨냥한 표밭갈이에 집중했다.

황 전 총리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오찬을 한 뒤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이어 오 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제주도당 청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일정을 조정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가 양보할 수도 있는데 당이 정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라가겠다"고 답했다.

황 전 총리 측은 전날 캠프 대리인이 참석한 룰미팅에서도 전당대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리 측은 통화에서 "외부 이슈 때문에 우리 당 전대 로드맵이 변경되는 것은 당원과 국민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방선거에 패한 트라우마를 이번에도 그대로 가져가는 것 또한 제1야당의 모습으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은 김진태 의원도 울산과 부산, 경남 양산을 돌며 당심을 공략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전대 보이콧을 선언한 6명의 주자를 겨냥해 "그만 징징거리고 들어오기 바란다.

할 만큼 했다"며 "(전대 경선에) 들어와서 멋지게 경쟁해보자. 이제 와서 이렇게 빠지면 제일 서운한 사람은 나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특정인을 위한 전대 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2년 전 대선 경선 때 홍준표 한 사람을 위해 룰을 정한 적이 있었는데 난 그것도 참고 견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2017년 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