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무장관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 지시 안 해" 부인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와 무관하다고 극구 부인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알주바이르 장관은 8일(현지시간) "카슈끄지 사건은 (왕세자가) 승인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라며 "그 사건에 대한 (왕세자의) 사전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일자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NYT는 익명의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7년부터 카슈끄지를 살해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고위 보좌관과 대화에서 "카슈끄지가 사우디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고 사우디로 귀국하지 않으면 그에게 '총탄'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측근의 만류에도 카슈끄지 살해를 강행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개인 용무로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에서 파견된 정보요원들에게 피살됐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사건의 지시자라는 의혹이 커졌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 검찰은 사건 피의자 11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면서 사법 절차를 자체로 진행 중이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다른 나라가 사우디 정부와 우리 왕실 지도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일이다"라며 "우리 지도부는 '레드 라인'(한계선)이다"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미 의회가 이 사건에 대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조사 결과를 지켜보기를 바란다"며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왕실을 압박하는 미 의회에 주문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이란 문제 등 중동 현안과 양국 관계를 논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