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한동안 400만원 초반대에서 보합세를 유지하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말 400만원 선이 무너진 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가상화폐 선물거래소인 백트(Bakkt) 개장이 일제히 연기되면서 가상화폐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에서 지난 8일 오후 코인당 370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26일 400만원 선이 무너진 뒤 한 차례도 400만원대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4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17년 9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잇단 호재 연기에 비트코인 하락세
글로벌 시장의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4대 가상화폐거래소 시세 평균을 산출하는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8일 코인당 340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0일 4000달러 선이 붕괴된 이후 하루도 400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업계는 연초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각종 호재가 일제히 연기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올초 예정됐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이 무기한 연기됐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SEC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돼 유동성을 늘릴 수 있어 가상화폐업계의 호재로 꼽혀 왔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로 예상됐던 미국 가상화폐 선물거래소인 백트 개장도 연기됐다.

가상화폐업계는 각종 호재가 잇달아 연기되면서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이 30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