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내수 부진 시달리는데
기본소득 도입 등 지출만 늘려
작년 3·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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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경제는 이미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연속으로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진작부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분기 성장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닥친 2011~2013년 이후 5년여 만이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탈리아는 위험 그 자체”라며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탈리아의 GDP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이탈리아는 작년 3분기에도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1%를 기록하면서 4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경제 전문가들은 GDP 증가율이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기술적 침체에 진입했다고 본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1.0%에 그쳐 2017년(1.6%)보다 둔화했다.
이탈리아는 심각한 내수 부진에 빠져 있다. 여기다 지난해 6월 집권한 신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우파 연합과 오성운동의 연정 체제인 현 정부가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린 예산을 짜면서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EU 집행위와 정면 충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더 많은 사회보장수당을 제공하고 연금수령 연령을 낮추는 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재정 건전성이 나빠져 경제 불안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부채비율은 이미 GDP 대비 130% 이상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법인세 인상, 투자 축소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국유 부동산을 매각해 공공부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말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채권 등 자산 매입을 중단하자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등 경제 전반에서 차입 비용을 높이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일시적인 것으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 경제는 전임 정부 때인 2017년 초부터 악화됐으며 최근 부진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