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패를 가늠할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이 전방위 소통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상 간 대화를 추진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은 조만간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3주가 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미 정상은 전화 통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양자회담도 예고됐다. 김 대변인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는 각급 단위에서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장관급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긴밀히 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에서 2박3일간 열린 미·북 실무협상에 대한 후속 협상도 다음주께 진행된다. 김 대변인은 “북·미가 다음주 아시아의 제3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한다”고 했다. ‘아시아의 제3국’은 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담을 불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하노이 선언’에 담길 내용을 두고 핵담판 무대인 하노이에서 막바지 협상을 벌일 것이란 설명이다.

청와대는 평양에서 벌어진 사상 첫 실무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협상 후 서울로 돌아와 정 실장과 만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평양에서 환대를 받았다”며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서로가 뭘 요구하는지 입장을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며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한·미 정부 간 입장차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