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두 달 만에 0.1%포인트 내린 것이다. 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둔화도 심화돼 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수출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수출 부진에 한국 성장률 후퇴"…글로벌IB, 전망치 2.5%로 또 낮춰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씨티 등 해외 IB 9곳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월 말 현재 2.5%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평균인 2.6%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IB의 전망치는 지난해 9월 2.7%에서 11월 2.6%, 올해 1월 2.5%로 두 달마다 0.1%포인트씩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2.8%로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던 크레디트스위스가 2.4%로 대폭 낮췄다. 씨티도 2.5%에서 2.4%로 내렸다. 바클레이즈와 UBS는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IB 6곳이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씨티와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성장률을 2.2%로, 노무라는 2.3%로 예상했다.

글로벌 IB들은 특히 수출 감소와 투자 부진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기업 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은 전망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한은은 수출 증가율이 올해 상반기 2.4%에 그치겠지만 하반기에는 3.8%까지 회복될 것으로 봤다. 설비 투자도 상반기 2.1% 감소하겠지만 하반기엔 6.3%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 지출 효과에 대해서도 글로벌 IB들은 부정적이었다. 정부 재정 확대가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반도체 경기 하강, 무역분쟁 영향 등과 겹치면서 경기 둔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전망이 엇갈렸다. JP모간과 HSBC는 올해 하반기에 한은이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 IB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씨티와 바클레이즈는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