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자동차 생산 3년째 '후진'…멕시코에도 밀려 세계 7위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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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한국 車산업
올 '400만대 마지노선' 무너지나
지난해 2.1%↓ 400만대 턱걸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경쟁력 약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도 영향
올 '400만대 마지노선' 무너지나
지난해 2.1%↓ 400만대 턱걸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경쟁력 약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도 영향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멕시코에 밀려 세계 7위로 내려앉았다. 2016년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준 지 2년 만에 한 계단 더 떨어졌다.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3년 연속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든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연 400만 대 생산’마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車 수출, 6년 연속 감소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1% 감소한 402만8834대로 집계됐다. 411만499대를 생산한 멕시코에 6위 자리를 내줬다. 2015년 456만 대에 달하던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400만 대 문턱을 간신히 넘었다. 2012년 317만 대를 기록했던 수출량도 지난해 245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생산량은 3년 연속, 수출량은 6년 연속 감소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탓에 생산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업체들은 임금 수준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2월 단행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영향도 컸다. 지난해 한국GM의 생산량은 전년보다 7만 대 이상 줄었다. 노조 파업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은 10년 연속 세계 자동차 생산량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에 오른 미국과 일본은 전년보다 생산량이 늘었다. 일본은 혼다와 도요타가 각각 멕시코와 미국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자국으로 들여오는 등 리쇼어링효과에 힘입어 2년 연속 생산량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6년 한국을 제치고 5위 자리를 차지한 인도는 지난해 처음으로 500만 대를 넘어서며 4위 독일을 위협하는 자동차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올해가 큰 고비”
전문가들은 “올해가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 대 아래로 떨어지면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완성차업체 생산량이 줄어들면 공장 가동률이 하락해 일감이 줄어든 부품업체가 줄도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생산량 400만 대 선이 붕괴되면 문을 닫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시작된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8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년 연속 내수 판매 ‘꼴찌’에 머무른 르노삼성은 ‘노조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GM도 판매 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한국 車 수출, 6년 연속 감소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1% 감소한 402만8834대로 집계됐다. 411만499대를 생산한 멕시코에 6위 자리를 내줬다. 2015년 456만 대에 달하던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400만 대 문턱을 간신히 넘었다. 2012년 317만 대를 기록했던 수출량도 지난해 245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생산량은 3년 연속, 수출량은 6년 연속 감소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탓에 생산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업체들은 임금 수준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2월 단행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영향도 컸다. 지난해 한국GM의 생산량은 전년보다 7만 대 이상 줄었다. 노조 파업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은 10년 연속 세계 자동차 생산량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에 오른 미국과 일본은 전년보다 생산량이 늘었다. 일본은 혼다와 도요타가 각각 멕시코와 미국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자국으로 들여오는 등 리쇼어링효과에 힘입어 2년 연속 생산량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6년 한국을 제치고 5위 자리를 차지한 인도는 지난해 처음으로 500만 대를 넘어서며 4위 독일을 위협하는 자동차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올해가 큰 고비”
전문가들은 “올해가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 대 아래로 떨어지면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완성차업체 생산량이 줄어들면 공장 가동률이 하락해 일감이 줄어든 부품업체가 줄도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생산량 400만 대 선이 붕괴되면 문을 닫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시작된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8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년 연속 내수 판매 ‘꼴찌’에 머무른 르노삼성은 ‘노조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GM도 판매 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