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1일 중국 벤처펀드 운용사 C-브리지캐피털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판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 바이오기업 3S바이오와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중국 기업과 두 번째 협업이다.
中정부 규제완화…중국 진출 속도내는 'K바이오'
2014년 설립된 C-브리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헬스케어 벤처펀드 운용사로, 현재 운용 자산은 약 2조원에 이른다. 이번 계약에 따라 C-브리지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SB3(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2(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의 중국 내 임상, 인허가 및 상업화를 맡는다.

C-브리지는 중국에 에퍼메드테라퓨틱스라는 바이오 기업을 설립해 앞으로 승인받는 제품의 판매도 담당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판권 계약에 대한 선수금을 확보하고 제품 판매에 따른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 내 여러 현지 기업들과 계약해 위험을 분산하고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하면 제품별로 임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한 곳이 허가에 실패하더라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난달 3S바이오에 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및 허가를 맡기고 나머지 제품은 다른 파트너사와 계약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 진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SB2(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B4(엔브렐 바이오시밀러), SB5(휴미라 바이오시밀러) 3종은 중국에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3S바이오 등 현지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도 올 상반기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3개 제품의 보험급여 등재를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셀트리온은 기술이전을 통해 현지 공장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고 1세대 바이오시밀러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국산 의약품의 중국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중국 하이난성과 인보사 수출 계약을 맺었고 올초 신풍제약이 유착방지제 메디커튼의 중국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제약바이오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청 명칭을 CFDA(Chin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NMPA(National Medical Product Administration)로 바꾸면서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임상 절차를 간소화하고 의약품 허가 절차도 글로벌 수준에 맞도록 수정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