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당대회 출마 않겠다"…오세훈 후보 등록 여부에 촉각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11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2·27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 전 대표와 함께 전대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거부)’ 의사를 나타낸 당권 주자 5명의 연쇄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저를 믿고 지지해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낮은 자세로 내 나라 살리는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내 모든 것을 던져 당 재건과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지 12일 만의 불출마 선언이다.

한 한국당 당직자는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승산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홍 전 대표가 ‘출구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으로 계속 머문다면 당의 미래는 없다”며 최근 불거진 당내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전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주호영·정우택·안상수 의원 등 당권 주자 5명과 함께 “전대를 2주일 이상 연기하지 않으면 12일로 예정된 당대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당내에서는 나머지 5명의 당권 주자 중 일부가 추가 불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홍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함께 이번 전대 ‘빅3’로 꼽히는 오 전 시장은 ‘전대 보이콧 대오’를 깨고 출마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장직 자진 사퇴 전력이 있는 그가 이번에도 중도 포기하면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4명의 현역 의원 중 두 명 정도는 예비 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할 것을 우려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오 전 시장까지 출마하지 않으면 이번 전대의 컨벤션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전대를 연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