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에 입체 복합환승센터와 대규모 지하도시를 짓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착공이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오는 5월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경제성이 부족한 고속철도 의정부 연장노선 선로를 제외하고 재설계하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발주할 예정이던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공사 1~4공구의 기본설계 입찰공고를 연기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복합환승센터 설계에서 고속철도 의정부 연장노선 선로를 제외하라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애초에는 의정부 연장노선과 GTX-C노선이 선로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선을 공유하는 안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5월로 예정했던 복합환승센터 착공을 연말로 미뤘다. 의정부 연장선 재설계를 상반기에 마치고 하반기에 공사를 발주한 뒤 연내 착공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새로 설계하려면 삼성역 주변 선로 계획 전체를 바꿔야 한다”며 “설계뿐 아니라 열차 배차, 게이트 설치 등 고려할 것이 많아 착공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GTX-A·C노선, 고속철도 의정부 연장노선, 위례~신사 경전철, 남부 광역급행철도가 교차하는 대규모 환승역이다.

서기열/양길성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