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3차원(3D) 설계도에 일일이 바퀴를 붙여 넣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의 몫이죠.“

12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지앙 파올로 바씨 솔리드웍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AI가 적용된 3D 설계 소프트웨어를 이렇게 설명했다. 다쏘시스템의 계열사인 솔리드웍스는 회사명과 같은 3D 설계 소프트웨어 제품인 ‘솔리드웍스’를 팔고 있다.

바씨 CEO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접목해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을 설계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솔리드웍스는 현재 초기적인 수준의 설계 자동화를 지원한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AI가 반복적인 디자인 작업을 학습하면 이후 비슷한 일을 AI가 자동으로 해낸다. 사무용 의자를 설계할 때 의자 다리를 하나만 만들어도 된다는 얘기다.

AI가 적합한 디자인을 추천하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대강의 디자인 윤곽을 잡으면 AI가 미리 정해진 유형에 따라 세부적인 설계안을 추천해준다. 기계공학이나 산업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의 3D 설계도를 만들 수 있다.

바씨 CEO는 “AI를 통해 추천하는 기능은 앞으로 1~2년 내로 완성할 계획”이라며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완전 자동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변화는 솔리드웍스가 클라우드 서비스로 변화하면서 일어나고 있다. 솔리드웍스는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의 3D 설계 애플리케이션(앱) ‘엑스디자인’(xDesign)을 발표했고, 올해 행사에선 형상 디자인앱인 ‘엑스셰이프’(xShape)를 처음 선보였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인 만큼 PC, 모바일을 넘나들면서 편집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협업도 가능하다. 과거 패키지형 제품은 실시간 협업이 불가능했다.

다쏘시스템은 이르면 올 2분기부터 한국에서도 엑스 앱스를 서비스한다. 우선 공략 대상은 비용절감이 필요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할 계획이다.

바씨 CEO는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과 같은 회사들은 모두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엑스 앱는 3D 설계와 엔지니어링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댈러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