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北대중문화 업그레이드…재밌는 드라마에 해리포터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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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몰라보게 개선되고 외국 서적·영화 인기
"北정권, 대중이 외국문화에 친숙해진 것 자각…예술·정치 분리노력은 없어" "핫팬츠 차림의 무용수에서 에어조던 스타일의 신발 공장, 그리고 정말로 '볼 재미'가 있는 TV드라마까지…"
과거 '스탈린주의' 시대에서 저속한 구시대 유물로 취급받던 북한의 대중문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치하에서 대폭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3일 평양발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AP는 이런 현상을 '김정은의 문화혁명'이라고 부르며 TV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소비재 포장 등의 모든 분야에서 목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시적인 업그레이드는 TV 분야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지난해 7월부터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되는 연속극 '임진년의 심마니들'과 북한의 유명 만화 '소년장수'의 애니메이션판이 대표적인 사례다.
16세기 말 일본의 개성 인삼 약탈과 이에 저항한 조선의 심마니들을 다룬 이 드라마의 테마인 '반일'과 '국수주의'는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작품의 퀄리티는 과거 북한의 TV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통신은 "연기는 불쾌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더욱 강렬하고, 플롯은 더욱 매력적이며, 세트와 의상은 과거와 비교해 확실히 더 정교해졌다"고 평가했다.
북한 억양이 강하기는 하지만 북한 연기자들의 일본어 연기도 대체로 정확하다는 평판이다.
'소년장수' 역시 컴퓨터 효과를 능숙하게 사용해 시각적으로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AP는 전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모바일용 게임으로도 제작됐다. 음악 분야에서는 모란봉악단을 주목했다.
통신은 "대중문화를 업데이트하려는 김 위원장의 첫 시도는 2011년 말 집권과 거의 동시에 모란봉악단의 창설로 시작됐다"며 이 악단이 미니스커트 차림에 최신유행의 짧은 머리를 한 소속 단원들의 공연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예술단을 내려보낸 일이나, 김 위원장이 레드벨벳 등 한국 걸그룹 등의 공연을 관람한 일도 AP는 비중있게 소개했다.
이 매체는 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인민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류원신발공장 근로자 김경희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소비문화 면에서도 대중의 기호를 맞추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외국 문화의 수용 폭도 넓어지는 분위기다.
AP에 따르면 인도 '발리우드 영화'가 북한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김일성광장 건너편 극장에서 인도 영화 '세 얼간이'가 상영됐다.
아울러 '해리 포터' 시리즈도 북한 최대 도서관인 인민대학습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도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같은 북한의 대중문화 업그레이드는 북한 대중이 혹독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외국 문화에 친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권 내부에서 자각했음을 보여준다고 AP는 분석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여전히 군악대와 '조선옷'(한복) 차림 가수들의 공연이 평양 음악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데다 예술과 정치를 분리하려는 어떤 노력도 아직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통신은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중국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친선 예술대표단에게 "앞으로도 당 정책의 적극적인 선전자, 대변자로서 참신한 예술 활동을 더욱 과감히 벌여 나가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해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北정권, 대중이 외국문화에 친숙해진 것 자각…예술·정치 분리노력은 없어" "핫팬츠 차림의 무용수에서 에어조던 스타일의 신발 공장, 그리고 정말로 '볼 재미'가 있는 TV드라마까지…"
과거 '스탈린주의' 시대에서 저속한 구시대 유물로 취급받던 북한의 대중문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치하에서 대폭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3일 평양발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AP는 이런 현상을 '김정은의 문화혁명'이라고 부르며 TV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소비재 포장 등의 모든 분야에서 목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시적인 업그레이드는 TV 분야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지난해 7월부터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되는 연속극 '임진년의 심마니들'과 북한의 유명 만화 '소년장수'의 애니메이션판이 대표적인 사례다.
16세기 말 일본의 개성 인삼 약탈과 이에 저항한 조선의 심마니들을 다룬 이 드라마의 테마인 '반일'과 '국수주의'는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작품의 퀄리티는 과거 북한의 TV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통신은 "연기는 불쾌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더욱 강렬하고, 플롯은 더욱 매력적이며, 세트와 의상은 과거와 비교해 확실히 더 정교해졌다"고 평가했다.
북한 억양이 강하기는 하지만 북한 연기자들의 일본어 연기도 대체로 정확하다는 평판이다.
'소년장수' 역시 컴퓨터 효과를 능숙하게 사용해 시각적으로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AP는 전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모바일용 게임으로도 제작됐다. 음악 분야에서는 모란봉악단을 주목했다.
통신은 "대중문화를 업데이트하려는 김 위원장의 첫 시도는 2011년 말 집권과 거의 동시에 모란봉악단의 창설로 시작됐다"며 이 악단이 미니스커트 차림에 최신유행의 짧은 머리를 한 소속 단원들의 공연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예술단을 내려보낸 일이나, 김 위원장이 레드벨벳 등 한국 걸그룹 등의 공연을 관람한 일도 AP는 비중있게 소개했다.
이 매체는 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인민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류원신발공장 근로자 김경희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소비문화 면에서도 대중의 기호를 맞추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외국 문화의 수용 폭도 넓어지는 분위기다.
AP에 따르면 인도 '발리우드 영화'가 북한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김일성광장 건너편 극장에서 인도 영화 '세 얼간이'가 상영됐다.
아울러 '해리 포터' 시리즈도 북한 최대 도서관인 인민대학습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도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같은 북한의 대중문화 업그레이드는 북한 대중이 혹독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외국 문화에 친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권 내부에서 자각했음을 보여준다고 AP는 분석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여전히 군악대와 '조선옷'(한복) 차림 가수들의 공연이 평양 음악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데다 예술과 정치를 분리하려는 어떤 노력도 아직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통신은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중국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친선 예술대표단에게 "앞으로도 당 정책의 적극적인 선전자, 대변자로서 참신한 예술 활동을 더욱 과감히 벌여 나가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해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