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김봄소리는 제 피아노 음색과 톤에 잘 맞는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실내악 첫 협업 프로그램을 그와 함께한 이유도 이 때문이죠.”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는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라파우 블레하츠&김봄소리 듀오 콘서트’를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공연은 김봄소리와 함께 녹음한 실내악 앨범(도이치그라모폰·DG) 발매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블레하츠는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크리스티안 치메르만 이후 30년 만에 배출된 폴란드 출신 우승자다.

블레하츠는 체임버 공연 첫 파트너를 놓고 오래 고심하다 김봄소리를 택했다. 2016년 폴란드에서 TV로 시청한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김봄소리의 인상적인 연주를 들은 뒤였다. 그는 “1위를 하진 못했지만 결선에서 연주한 쇼스타코비치와 비에니아프스키 곡을 들으며 내 마음속으로 1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블레하츠는 곧바로 김봄소리 측에 “다음 시즌 실내악 공연 및 앨범 레퍼토리를 함께하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이번 앨범은 김봄소리에겐 DG 데뷔 앨범이기도 하다. 김봄소리는 “DG 데뷔 앨범을 낸다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특징을 모두 살린 포레의 소나타를 넣고 싶었다”며 “그러기 위해선 좋은 피아니스트를 찾는 게 최고의 과제였는데 블레하츠가 먼저 제안했고 그가 보여준 프랑스 음악을 너무 잘 알고 있어 기쁜 마음으로 함께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앨범 수록곡인 포레 바이올린 소나타 1번 A장조, 드뷔시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를 비롯해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김봄소리가 연주한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소나타 D단조 등을 선보인다. 블레하츠는 이날 김봄소리를 두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폴란드의 영혼까지 너무나 잘 담아낸다”고 말했다. 김봄소리도 “폴란드에서 첫 리허설을 할 때 떨리는 마음으로 갔는데 그와 음악적 호흡이 너무나 편하게 맞아 몰입해 연주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서울 공연을 앞두고 16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1일 울산 울주문화예술회관, 22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대에 먼저 오른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