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이 지난해 실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수도권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반면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자동차와 조선 등 지역 내 주력 산업 부진에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대구·경남銀, 지역경제 악화로 고전…광주·전북銀, 수도권 진출로 최대 실적
전북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의 650억원보다 50.5% 증가했다. 전북은행 창립 49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전북은행과 같은 JB금융지주 소속인 광주은행도 전년(1350억원)보다 13.5% 늘어난 153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JB금융 관계자는 “공격적인 수도권 진출을 통해 영업기반을 늘린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각각 16곳, 31곳의 지점을 두고 있다. 대구은행(7개)과 경남은행(6개)의 수도권 지점 수를 훌쩍 넘는 수치다.

JB금융 관계자는 “두 은행이 수도권에서 수익성 좋은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며 “광주은행에 금호타이어 관련 충당금이 95억원가량 환입된 것도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고 했다. 지난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합산한 순이자마진(NIM)은 전년(2.26%)보다 0.17%포인트 증가한 2.43%를 기록했다.

반면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부진한 지역경제에 발목 잡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2941억원)보다 20.2% 줄어든 2348억원을 기록했다. 대구·경북지역 자동차·전자 부품사들이 불황에 빠진 데다 은행장 인선이 늦어져 지난 한 해 동안 영업활동이 부진했던 영향을 받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일반관리비가 늘어난 데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충당금이 증가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은행도 전년보다 23.7% 줄어든 16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업황 부진으로 주요 영업 기반인 경남지역 경기가 악화된 탓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