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직원들이 13일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 빌딩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고 회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들이 13일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 빌딩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고 회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인공지능(AI)이 햇볕 잘 드는 자리를 추천해주고, 화장실 문고리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달려 정보를 취합하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스템으로 원격 가상회의도 하는 사무실. 먼 미래의 모습이 아니다.

SK텔레콤이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빌딩 27~29층에 마련한 ‘스마트 오피스’를 13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했다.

작년 12월 5G 상용화와 함께 구축한 사무실이다. SK텔레콤 직원 300여 명이 사용 중이다. 건물 로비에서 게이트에 사원증을 갖다 대지 않고 카메라에 얼굴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출입문이 열렸다. 사무실 출입문은 양옆에 달린 카메라가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직원일 경우 열렸다.
스마트폰만 연결해도 업무 가능, VR·AR로 원격 가상회의…SK텔레콤이 여는 '꿈의 사무실' 시대
사무실엔 임원실이나 고정석, 칸막이 등을 찾아볼 수 없다.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그날그날 원하는 자리를 정할 수 있다. 여러 명이 협업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나 특정 업무를 위해 대형 모니터를 비치한 좌석, 조용한 장소에서 일하려는 사람을 위한 집중업무실 등으로 구분됐다. 앞으로 AI와 연결한 카메라로 직원의 표정을 분석해 햇볕이 드는 창가 좌석이나 조용한 집중업무실을 추천하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업무용 노트북을 쓰지 않는다는 것도 일반 사무실과 다른 점이었다. 원하는 자리에 가서 스마트폰을 도킹 패드에 연결하면 모니터에 화면이 나왔다.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을 이용해 중앙서버에 저장된 업무환경을 어디서든 불러올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이 상용화하면 5G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중요한 데이터는 별도 보안망으로 보낼 수 있다”며 “무선인터넷(와이파이) 환경보다 안정성과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과 AR을 활용한 가상회의 시스템도 도입했다. ‘T 리얼 텔레프리즌스’란 이름의 서비스는 원거리에 있는 회의 참가자들이 동시에 접속해 실제 같은 방에 모인 것처럼 회의할 수 있다. AR 글라스로 가상공간에서 대용량 영상자료를 함께 보거나 3차원(3D) 설계도면을 펼쳐보는 게 가능하다.

휴식 공간에도 AI 기능을 도입했다. AI 무인자판기는 영상분석 기술을 통해 자판기가 직원을 알아보고, 음료를 꺼내가면 자동으로 정산까지 완료된다. 로봇 바리스타 기기를 도입해 원하는 음료를 마실 수 있게 했다.

사무실 천장과 주차장, 복도는 물론 지능형 폐쇄회로TV(CCTV), AI 자판기, 화장실 문고리까지도 IoT 센서를 설치했다. 공간의 온·습도와 밝기, 기기 상태, 이용빈도 등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돼 서버에 전송된다. 이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업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에어컨 등을 가동한다. 또 사용빈도가 낮은 공간을 재배치하는 등 효율적 공간 관리가 이뤄진다. AI 기반 딥러닝 기술이 이 같은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SK텔레콤은 5G 스마트 오피스를 테스트베드로 운영해 클라우드 사업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파트너사, 보안 솔루션 기업 등 다양한 업체와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고영선 SK텔레콤 5GX 사업개발팀장은 “5G 스마트 오피스를 통해 스마트워크의 미래가 이런 것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며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관계자들도 5G 스마트 오피스를 둘러보고 관심을 보였다”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초기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