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조사결과 면밀히 분석…추가 공개변론 가능성도
'낙태죄 위헌' 나오나…낙태감소 조사결과, 헌법재판 영향 촉각
인공임신중절(낙태) 건수와 인공임신중절률이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헌재와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의사 A씨가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과 관련해 이번 정부 조사결과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인공임신중절 건수 및 중절률 감소와 낙태죄 처벌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낙태죄 처벌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를 검토하면서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개변론을 추가로 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헌재는 지난해 5월 이 사건과 관련해 공개변론을 열고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추가 공개변론이 결정되면 당초 올 초로 예상됐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은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자기낙태죄'로 불리는 형법 269조 1항은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270조 1항은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동의낙태죄' 조항이다.

2013년 낙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A씨는 이 조항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2017년 2월 직접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낙태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헌재는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여는 등 사건 처리에 공을 들였다.

헌재는 2012년 8월 '동의낙태죄' 규정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구성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낙태죄 규정 개정에 찬성하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위헌 결정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기도 했다.

반면 당초 예상과 달리 낙태가 줄고 있다는 정부의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헌재의 사건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낙태죄 위헌' 나오나…낙태감소 조사결과, 헌법재판 영향 촉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