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할 사람 있겠지"라고 했지만…전경련 차기 회장 '구인난' 여전
“할 사람이 있겠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GS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를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1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이사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허 회장은 ‘이번에도 연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 마음대로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바통’을 넘겨줄 후임 회장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허 회장의 네 번째 임기(2년)는 이달 말 끝난다. 전경련은 오는 27일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위상이 추락하면서 ‘회장 구인난’을 겪어 왔다. 차기 회장 후보들로 거론되는 인사들마다 모두 손사래를 쳤기 때문이다. 2017년 초 “이젠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허 회장이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또다시 연임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경련은 새 회장을 뽑아 쇄신에 나선다는 구상이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당시 허 회장은 “(새 회장 선출이) 다소 여의치 못해 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번에도 차기 회장 후보를 찾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경련 패싱(passing)’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힘이 빠진 상황에서 총대를 멜 사람을 구하기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이유로 허 회장이 어쩔 수 없이 또 연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이 몇몇 그룹 회장들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수락한다는) 답을 아직 얻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