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춥지 않은 겨울 날씨에 주춤하던 패션 기업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올해부터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와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겨울 부진 털어내는 패션株…실적도 주가도 '봄이 오나 봄'
14일 F&F는 3200원(5.84%) 오른 5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36.31% 올랐다. 휠라코리아(5.89%), 한세실업(9.89%), 태평양물산(6.07%), 영원무역(1.92%) 등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올해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줄었다.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디스커버리’ 롱패딩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10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1월 MLB에서 나온 운동화 ‘빅볼청키’가 일곱 번째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얻으며 후속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올해 영업이익은 4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중국 시장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3%에서 올 1분기 9.8%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반면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졌다. 휠라코리아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3.04배로, 주요 글로벌 스포츠의류 8개사 평균(24배)보다 낮다.

한세실업, 영원무역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업황 개선도 기대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만 업체인 마카롯의 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다”며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소비가 살아나 관련 기업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