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창고형할인점 등을 앞세워 대형마트의 부진을 털어 내겠다.’

이마트가 14일 발표한 올해 사업 계획을 요약하면 이렇다. 주력인 대형마트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하자 회사 측이 세부 사업계획까지 공개하고 나섰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언급할 정도로 시장의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유통업계에선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시험대에 섰다”고 본다.

이마트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감소했다.

온라인·창고형할인점 고성장 기대

이마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매출이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20조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작년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공격적인 수치다.

성장의 근거는 신사업이다. 다음달 출범하는 신세계의 온라인 통합 법인이 매출 3조원을 거둬 작년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온라인 법인은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트레이더스 등 신세계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대형마트에서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를 공략한다.

창고형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제2의 이마트로 육성하겠다”고 이마트는 밝혔다. 매출이 2조4940억원으로 3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월계점, 부천옥길점, 부산명지점 등 세 곳의 매장을 연다. 기존 15개 매장에 더해 연내 매장 수를 18개로 늘린다. 현재 15개 매장을 보유한 코스트코보다 많은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편의점 이마트24도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작년 말 기준 3700여 개인 매장을 올해 1000개 이상 늘리기로 했다. 올해 매출 목표도 작년 대비 43% 증가한 1조4800억원으로 잡았다. 노브랜드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매출은 1조3770억원으로 68.4% 늘 것으로 봤다.

대형마트 의존도 낮춘다

대형마트는 대대적인 ‘효율화 작업’이 이뤄진다. 온라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품은 덜어낸다. 욕실용품, 생활용품, 의류 등이 대상이다. 대신 신선식품 비중을 더 늘린다. 온라인에 비해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라고 판단을 했다. 실적 부진 점포는 정리한다. 이마트는 2016년 147개를 정점으로 매장 수를 줄이는 중이다. 현재 143개까지 감소했다. 서울 창동점 등 10여 개 낙후 매장은 리뉴얼한다.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전문점 등을 이마트 매장 안에 넣기로 했다. 이마트는 신사업 확장과 대형마트 사업 효율화 등에 올해 1조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그동안 대형마트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했다. 대형마트가 유통을 주도하는 소비 트렌드가 바뀔 것에 대비했다. 코스트코가 국내에서 ‘대박’을 내자 이마트는 2010년 창고형할인점 트레이더스를 내놨다. 쿠팡 등 e커머스 기업이 큰 폭의 성장을 하자 2014년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온라인을 통합했다. TV 홈쇼핑과 유사한 t커머스 ‘신세계TV쇼핑’, 노브랜드 전문점 등 초저가 슈퍼, 편의점 이마트24 출범 등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주력인 대형마트가 예상보다 빠른 침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4분기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줄었다. “올해도 마트사업 성장은 어렵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본다. 결국 신사업의 성장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가 올해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