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체육 수장, 바흐 IOC 위원장과 교차 회동서 올림픽 단일팀 종목 협의
탁구·핸드볼도 '협의 중'…"IOC는 더 많은 종목에서 단일팀 나오기를 기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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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체육 수장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차례로 만나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협의한 가운데 예상보다 많은 종목에서 단일팀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를 방문해 바흐 위원장과 도쿄올림픽 단일팀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동석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회동에선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종목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남북이 두 차례에 걸친 체육분과회담과 실무협의를 통해 합의한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조정, 유도에서는 큰 이견없이 단일팀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농구는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중국과 결승에서 65-71로 졌지만 남북 선수가 힘을 모아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조정 역시 아시안게임 때 남자 무타포어와 에이트,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에서 단일팀을 이뤘고,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어도 남북 선수들이 뜨거운 우정과 투혼을 보여줬다.

남북이 경기력이 비슷한 여자하키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혼성단체전에서 단일팀으로 동메달을 딴 유도도 일찌감치 도쿄올림픽 단일팀 종목으로 거론돼 왔다.

이에 따라 이 네 종목은 15일 남북 체육 수장과 바흐 IOC 위원장 간 '3자 회동'에서도 이견이 없으면 도쿄올림픽 때 남북 선수들이 '코리아'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네 종목 외에도 단일팀 구성이 추진된다.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처음 남북이 힘을 모았던 '원조 단일팀 종목' 탁구와 올해 1월 세계남자선수권 때 단일팀으로 참가했던 핸드볼이 후보 종목에 포함됐다.

이날 회동에 참가했던 이기흥 체육회장은 "여자농구, 여자하키, 조정, 유도 외에 탁구와 핸드볼도 단일팀 종목으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다른 종목도 출전권 획득 두 달 전까지 협의가 되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IOC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에 여자농구·하키·조정·유도 유력
이 회장은 이어 "IOC 이들 종목 외에도 더 많은 종목에서 단일팀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육상 계주와 카누도 실력 차 등 변수가 있지만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오늘 IOC와 협의가 좋은 분위기 속에 잘 진행됐다"면서 "우리와 북측이 제안한 것과 IOC가 요구하는 것 등의 차이는 추가 협의와 3자 회동을 통해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남측 협의 1시간 뒤인 오후 4시부터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바흐 위원장과 만나 남북 단일팀 구성 종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에 여자농구·하키·조정·유도 유력
현지시간으로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는 남북 체육 수장과 바흐 위원장이 3자 회동을 통해 단일팀 구성 종목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한다.

한편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북한반도핑위원회를 세계 도핑 기준을 따르지 않는 '비준수 단체'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선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종환 장관은 "IOC가 반도핑의 중요성을 강조해 우리도 동의했고, 북한이 이 부분을 설명할 것"이라면서 "(올림픽 공동유치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흥 회장도 "북한이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있어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