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완화·평화 메커니즘' 꺼내든 美…北에 '영변+α' 공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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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과 견인" 거론하며 비핵화 실행조치 유도 포석
북미 정상 '통큰 결단'으로 빅딜 이뤄질까 내주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예비하는 '실무담판'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북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제재 완화'와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일단 '공'을 넘긴 것이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2주 앞둔 13일(현지시간) 폴란드 순방길에서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결과물이 될 '하노이 공동선언' 문안 조율 시도가 이뤄질 북미간 후속 실무협상을 앞두고 구체적 비핵화 실행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북측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협상 결과에 달려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표현대로 '좋은 결과'에 해당하는 화끈한 실행조치에 나선다면 북한이 최우선 순위로 요구해온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공을 다시 넘겨받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눈높이에 맞는 비핵화 실행조치에 관한 '통 큰 결단'을 내리고 미국이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한적이나마 제재 완화라는 선물 보따리로 '화답'할 경우 하노이 핵 담판에서 북미 정상 간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수 개월간의 교착상태 끝에 재개된 북미 대화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한층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단계적 비핵화'로의 선회를 사실상 공식화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비건 특별대표는 당시 강연에서 "우리는 '당신(북한)이 모든 걸 다 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우리의 정책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미국 측이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어떠한 제재 완화도 없다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올 오어 낫싱)식의 초기 경직된 '선(先) 비핵화' 기조를 일정 부분 거둬들인 정황은 그동안 곳곳에서 감지돼 왔다.
그러나 북미 협상을 총괄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폼페이오 장관이 본격적인 의제 조율을 바로 앞두고 명확한 표현으로 이를 공론화한 것은 비핵화를 위한 '통 큰 결단'을 내놓는다면 제재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당근'을 북한에 보다 선명하게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이 다른 무엇보다 제재 완화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고리로 최대치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맞물린 일부 제재 완화 카드가 다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1일 방미 중 비건 특별대표와 면담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북한이 제일 원하는 우선순위로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반드시 실현하려고 할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조치와 함께 제재 완화를 꼽은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 내 '슈퍼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달 말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에 대한 의미 있는 신호"라며 "이러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 제재 해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내비친 것과도 맥이 닿아있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거꾸로 뒤집으면 북한으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없다는 의미여서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을 향한 압박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영변 핵시설 폐기 문제를 놓고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 더해질 '플러스알파'(+α)로 극대치를 얻어내기 위한 미국의 포석인 셈이다.
제재 완화와 더불어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언론 인터뷰 중 주목할 부분은 북미가 이미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을 논의 중이라고 공개한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며 "나는 두 지도자가 그것(안보·평화 메커니즘)에 관해 얘기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문제가 얼마나 깊게 논의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즉, 북한이 비핵화 상응 조치의 하나로 미국에 요구해 온 종전선언 문제가 사전 협상 과정에서 깊숙이 다뤄져 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도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종전선언 문제가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의 외교 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이 정상회담이 임박한 시점에서 제재 완화 가능성에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까지 거침없이 언급한 것은 북한에 일정 부분 양보하더라도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중국의 '쌍궤병행'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상회담까지 남은 10여일 동안 미국이 쥔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이라는 카드에 맞춰 북한이 어떤 패를 내놓느냐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핵 담판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를 일순위로 요구했지만, 미국은 제재 완화를 위해선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안 되고 '의미 있는 +α'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국이 그리는 비핵화 개념도는 '영변 핵시설 폐기→핵무기 및 영변 외 시설 등에 대한 포괄적 핵신고→완전한 핵폐기'의 수순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또는 해외반출,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과 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영변을 넘어서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폐기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질 수 있는 '+α' 카드들로 꼽힌다.
남은 과제는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 6∼8일 '평양 담판'에서 추려낸 10여개의 정상회담 의제를 어떤 내용으로 채우느냐다.
내주 실무협상에서 북미는 '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전체 로드맵 안에서 각각의 의제 간 선후 관계 및 조합을 조율해 공동선언문으로 성안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관건은 영변 핵시설 폐기+α'에 대한 방정식 풀기에 성공하느냐다.
제재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된다면 비핵화 실행 조치와 상응 조치의 조합을 단계별로 엮는 전체적인 로드맵 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협상 교착의 최대 뇌관이었던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미국이 한층 전향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의제 조율을 위한 '비건-김혁철 라인'의 이번 후속 협상에서 진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이 그동안 비핵화 약속을 수차례에 걸쳐서 했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과거 대(對) 소련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협상 구호로도 유명한 문구인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화두를 다시 끄집어내며 검증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약속 이행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검증 절차를 제재 완화의 선결 조건으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가 "2주밖에 남지 않아서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한 것처럼 북미 간에 제재 완화 요건을 놓고 단기간에 쉽사리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 및 2차 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미 조야의 회의론이 온존하는 가운데 '기준'에 못 미치는 북한의 실행조치에 대한 대가로 제재 완화를 안기기에는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북미 정상 '통큰 결단'으로 빅딜 이뤄질까 내주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예비하는 '실무담판'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북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제재 완화'와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일단 '공'을 넘긴 것이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2주 앞둔 13일(현지시간) 폴란드 순방길에서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결과물이 될 '하노이 공동선언' 문안 조율 시도가 이뤄질 북미간 후속 실무협상을 앞두고 구체적 비핵화 실행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북측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협상 결과에 달려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표현대로 '좋은 결과'에 해당하는 화끈한 실행조치에 나선다면 북한이 최우선 순위로 요구해온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공을 다시 넘겨받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눈높이에 맞는 비핵화 실행조치에 관한 '통 큰 결단'을 내리고 미국이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한적이나마 제재 완화라는 선물 보따리로 '화답'할 경우 하노이 핵 담판에서 북미 정상 간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수 개월간의 교착상태 끝에 재개된 북미 대화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한층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단계적 비핵화'로의 선회를 사실상 공식화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비건 특별대표는 당시 강연에서 "우리는 '당신(북한)이 모든 걸 다 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우리의 정책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미국 측이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어떠한 제재 완화도 없다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올 오어 낫싱)식의 초기 경직된 '선(先) 비핵화' 기조를 일정 부분 거둬들인 정황은 그동안 곳곳에서 감지돼 왔다.
그러나 북미 협상을 총괄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폼페이오 장관이 본격적인 의제 조율을 바로 앞두고 명확한 표현으로 이를 공론화한 것은 비핵화를 위한 '통 큰 결단'을 내놓는다면 제재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당근'을 북한에 보다 선명하게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이 다른 무엇보다 제재 완화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고리로 최대치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맞물린 일부 제재 완화 카드가 다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1일 방미 중 비건 특별대표와 면담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북한이 제일 원하는 우선순위로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반드시 실현하려고 할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조치와 함께 제재 완화를 꼽은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 내 '슈퍼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달 말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에 대한 의미 있는 신호"라며 "이러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 제재 해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내비친 것과도 맥이 닿아있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거꾸로 뒤집으면 북한으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없다는 의미여서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을 향한 압박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영변 핵시설 폐기 문제를 놓고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 더해질 '플러스알파'(+α)로 극대치를 얻어내기 위한 미국의 포석인 셈이다.
제재 완화와 더불어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언론 인터뷰 중 주목할 부분은 북미가 이미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을 논의 중이라고 공개한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며 "나는 두 지도자가 그것(안보·평화 메커니즘)에 관해 얘기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문제가 얼마나 깊게 논의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즉, 북한이 비핵화 상응 조치의 하나로 미국에 요구해 온 종전선언 문제가 사전 협상 과정에서 깊숙이 다뤄져 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도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종전선언 문제가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의 외교 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이 정상회담이 임박한 시점에서 제재 완화 가능성에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까지 거침없이 언급한 것은 북한에 일정 부분 양보하더라도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중국의 '쌍궤병행'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상회담까지 남은 10여일 동안 미국이 쥔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이라는 카드에 맞춰 북한이 어떤 패를 내놓느냐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핵 담판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를 일순위로 요구했지만, 미국은 제재 완화를 위해선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안 되고 '의미 있는 +α'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국이 그리는 비핵화 개념도는 '영변 핵시설 폐기→핵무기 및 영변 외 시설 등에 대한 포괄적 핵신고→완전한 핵폐기'의 수순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또는 해외반출,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과 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영변을 넘어서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폐기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질 수 있는 '+α' 카드들로 꼽힌다.
남은 과제는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 6∼8일 '평양 담판'에서 추려낸 10여개의 정상회담 의제를 어떤 내용으로 채우느냐다.
내주 실무협상에서 북미는 '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전체 로드맵 안에서 각각의 의제 간 선후 관계 및 조합을 조율해 공동선언문으로 성안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관건은 영변 핵시설 폐기+α'에 대한 방정식 풀기에 성공하느냐다.
제재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된다면 비핵화 실행 조치와 상응 조치의 조합을 단계별로 엮는 전체적인 로드맵 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협상 교착의 최대 뇌관이었던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미국이 한층 전향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의제 조율을 위한 '비건-김혁철 라인'의 이번 후속 협상에서 진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이 그동안 비핵화 약속을 수차례에 걸쳐서 했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과거 대(對) 소련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협상 구호로도 유명한 문구인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화두를 다시 끄집어내며 검증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약속 이행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검증 절차를 제재 완화의 선결 조건으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가 "2주밖에 남지 않아서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한 것처럼 북미 간에 제재 완화 요건을 놓고 단기간에 쉽사리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 및 2차 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미 조야의 회의론이 온존하는 가운데 '기준'에 못 미치는 북한의 실행조치에 대한 대가로 제재 완화를 안기기에는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