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노션 제공
사진=이노션 제공
서점의 역할이 기존에 책을 팔고 사던 공간에서 여행, 카페, 쇼핑 등 이종 영역으로 확대되며 변화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노션월드와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서점의 변신: 책을 매개로 한 취향 공간으로의 재탄생'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이노션 내 빅데이터 분석 전담조직인 데이터 커맨드 센터(Data Command Center)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100만여건의 서점 관련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서점 관련 온라인 버즈(온라인상에서 이슈화된 정보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확산되는 현상)량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서점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에는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과 만화, 잡지, 공부 등 서적 종류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면 2018년에는 카페, 여행, 동네·독립서점 등 색다른 키워드가 돋보였다는 분석으로,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서점이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노션은 서점이 여행지, 카페, 맞춤형 서비스 공간, 복합문화공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등 다양한 트렌드를 생성하는 콘셉트 중심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노션은 "소비자들이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서점을 방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여행지를 선정하고 동선을 짜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본(1만3508건), 연남동(6561건), 해방촌(4577건) 등이 대표적인 서점투어 핫스팟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점 관련 키워드 중 카페(8만877건)가 가장 많이 언급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차별화된 음료나 디저트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카페형 서점이 대거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최근 서점에서는 카페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음악과 인테리어는 물론 커피, 디저트, 서점 내 제빵실에서 직접 구워낸 빵도 판매한다. 이노션은 서점이 책뿐만 아니라 '맛'의 차별화에 중점을 둔 카페 공간으로 변신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마시는 서점도 생기면서 책맥(2129건)이란 연관어가 떠오른 점을 주목했다.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 또는 온라인 서점과 달리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1만2591건)을 반영한 맞춤형 서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독립 출판물(1만6228건)을 취급하는 독립서점(3만8897건)을 비롯해 오후 6시 이후 1인 북스테이 공간으로 변신하거나 책방 주인(1만4622건)이 직접 큐레이션(2536건)하고 추천하며 비밀책, 가정통신문 등의 차별화된 상품을 판매하는 동네서점(6만1107건)이 늘어난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공간의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2343건) 서점도 이목을 끌고 있다.

20만권의 책으로 조성된 책의 숲,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키즈존, 영화 상영관, 산책로 등을 구비한 서점이 있는가 하면 정기 강연(6378건), 전시(1만3352건), 공연(3738건) 등의 문화(2만2151건) 프로그램, 모임(2만2266건)을 가질 수 있는 오픈형 공간(3만7991건)이 마련된 서점도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최근 서점은 책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2396건)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5751건) 공간으로도 변신하고 있다. 이노션은 "한 층에서는 외국 잡지, 디자인 서적과 같이 보기 드문 서적을 판매하고 다른 층에는 주방 및 디스플레이 용품부터 오디오 제품까지 마련한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을 운영하는 서점이 새로운 감성의 쇼핑 공간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이노션 데이터커맨드팀장은 "이제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팔고 사는 공간'이 아닌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경험을 파는 공간'으로 변신했다"며 "새로운 콘텐츠가 늘어나고 소비문화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서점의 변신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