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中 디플레 우려…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둔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7개월 연속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PPI 상승률이 조만간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월 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0.1% 올랐다고 15일 발표했다. 전달 상승률(0.9%)과 시장 예상치(0.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6년 9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이로써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 떨어졌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2월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PPI가 마이너스로 전환하면 통상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한다. PPI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물건값을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달 PPI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내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고 제조업 활력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대상 40개 산업 중 21개 업종 가격이 하락했고 상승한 업종은 11개에 불과했다. 8개 업종의 생산자 가격은 변화가 없었다. 줄리언 에번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PPI 상승률이 제로(0)에 가깝다는 건 그만큼 중국 경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작년 동기 대비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 상승률(1.9%)과 시장 예상치(1.8%)를 모두 밑돈 것으로, 작년 1월(1.5%)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PI 상승률은 두 달 연속 1%대에 머물렀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