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 터지면, 수출 年 81만대 끊겨…부·울·인 車벨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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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이번엔 '관세폭탄' 비상
美, 수입차에 '25% 관세' 근거 마련…90일내 조치 결정
고율관세 부과 땐 현대·기아차 50여만대 美 수출길 막혀
판매량 꺾이고 이익 줄어든 와중에 車생태계 '쑥대밭' 우려
부품사들도 줄도산 가능성…일자리 수십만개 날아갈 수도
美, 수입차에 '25% 관세' 근거 마련…90일내 조치 결정
고율관세 부과 땐 현대·기아차 50여만대 美 수출길 막혀
판매량 꺾이고 이익 줄어든 와중에 車생태계 '쑥대밭' 우려
부품사들도 줄도산 가능성…일자리 수십만개 날아갈 수도
한국 자동차산업이 ‘트럼프발(發) 관세폭탄’ 위기와 맞닥뜨렸다. 미국 상무부가 ‘수입자동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백악관에 제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뒤 90일 이내 수입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물릴지를 결정한다. 관세폭탄을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현실’이 되면 연 81만 대 이상의 자동차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르노삼성·한국GM 생산량 ‘반토막’ 우려
자동차 및 부품업계는 이미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이어 지난해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올 들어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까지 맞물리며 2년 가까이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2조4222억원)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기아자동차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2.1%로 뚝 떨어졌다.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은 적자의 늪에 빠졌다. 르노삼성도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꺾이며 휘청거리고 있다. 부품사들은 ‘줄도산’ 위기에 휩싸인 지 오래다.
이 와중에 관세폭탄까지 터지면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급속히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이 한국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어서다. 미국에 수출되는 국산 차는 연간 81만 대(작년 기준)에 달한다. 전체 수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 가동률은 반토막 난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선 지난해 21만5809대를 생산해 13만7193대를 해외에 팔았다. 이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앞세운 미국 수출 물량이 10만7711대다. 회사 전체 수출의 78.5%다.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에 가깝다.
한국GM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 물량의 44.8%에 달할 만큼 높아서다. 한국GM은 작년 부평·창원공장 등에서 44만4816대를 생산해 36만9370대를 해외에 팔았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 물량이 16만5497대다. 업계에선 한국GM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군산공장에 이어 추가적인 생산라인 폐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과 맞물리면서 위기감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두 회사의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은 각각 31만2487대, 22만9741대였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4%, 25.2%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틈날 때마다 미국 측 고위인사들과 만나는 등 관세폭탄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이유다.
수십만 개 일자리 ‘흔들’
고사 직전인 부품회사들은 재앙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수출 납품 물량이 줄어들면 공장 가동률이 더 떨어지고, 자금난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르노삼성) 울산(현대차) 광주(기아차) 부평·창원(한국GM) 등의 지역경제 기반이 휘청거릴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와 8800여 곳에 달하는 부품사들이 직접 고용한 인력은 35만여 명에 이른다. 판매 및 물류, 서비스 등 간접고용 인력까지 더하면 17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통상압력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물리면 올해부터 5년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누적 손실액이 661억7700만달러(약 7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일자리 손실은 64만6016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를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을 부각시켜 미 정부를 끝까지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며 “수입물량 쿼터(할당제)를 적용받는 식으로 협상해서라도 고율 관세만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
자동차 및 부품업계는 이미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이어 지난해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올 들어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까지 맞물리며 2년 가까이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2조4222억원)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기아자동차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2.1%로 뚝 떨어졌다.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은 적자의 늪에 빠졌다. 르노삼성도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꺾이며 휘청거리고 있다. 부품사들은 ‘줄도산’ 위기에 휩싸인 지 오래다.
이 와중에 관세폭탄까지 터지면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급속히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이 한국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어서다. 미국에 수출되는 국산 차는 연간 81만 대(작년 기준)에 달한다. 전체 수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 가동률은 반토막 난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선 지난해 21만5809대를 생산해 13만7193대를 해외에 팔았다. 이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앞세운 미국 수출 물량이 10만7711대다. 회사 전체 수출의 78.5%다.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에 가깝다.
한국GM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 물량의 44.8%에 달할 만큼 높아서다. 한국GM은 작년 부평·창원공장 등에서 44만4816대를 생산해 36만9370대를 해외에 팔았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 물량이 16만5497대다. 업계에선 한국GM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군산공장에 이어 추가적인 생산라인 폐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과 맞물리면서 위기감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두 회사의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은 각각 31만2487대, 22만9741대였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4%, 25.2%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틈날 때마다 미국 측 고위인사들과 만나는 등 관세폭탄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이유다.
수십만 개 일자리 ‘흔들’
고사 직전인 부품회사들은 재앙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수출 납품 물량이 줄어들면 공장 가동률이 더 떨어지고, 자금난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르노삼성) 울산(현대차) 광주(기아차) 부평·창원(한국GM) 등의 지역경제 기반이 휘청거릴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와 8800여 곳에 달하는 부품사들이 직접 고용한 인력은 35만여 명에 이른다. 판매 및 물류, 서비스 등 간접고용 인력까지 더하면 17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통상압력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물리면 올해부터 5년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누적 손실액이 661억7700만달러(약 7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일자리 손실은 64만6016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를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을 부각시켜 미 정부를 끝까지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며 “수입물량 쿼터(할당제)를 적용받는 식으로 협상해서라도 고율 관세만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