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G-V폰 시리즈, MWC 동시 출격…폴더블폰은 시기상조"
LG전자가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전략 스마트폰 G8 씽큐(ThinQ)와 첫 5세대(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V50 씽큐 5G를 동시에 선보인다. 폴더블폰 대신 V50 씽큐 5G에 탈·부착이 가능한 듀얼 디스플레이를 함께 내놔 차별화에 나선다.

권봉석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분기부터 5G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존 프리미엄폰 시장이 5G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다”며 “5G 시장 대응을 위해 통상 하반기에 내놓던 프리미엄 제품 V 시리즈를 상반기로 앞당겼다”고 말했다.

그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하면서 몇 차례 기회도 있었고 몇 번의 실기(失期)도 있었는데 5G는 LG전자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가장 완성도가 높은 5G 스마트폰을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는 작년 12월 TV 사업에 이어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권 사장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스마트폰 사업전략을 소개한 자리였다.
권봉석 "G-V폰 시리즈, MWC 동시 출격…폴더블폰은 시기상조"
듀얼 디스플레이로 폴더블폰 대응

지금까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상반기 G 시리즈, 하반기 V 시리즈로 구분됐다. 앞으로는 4G 이동통신(LTE) 프리미엄 제품을 G 시리즈, 5G 제품을 V 시리즈로 내기로 했다.

권 사장은 “부임 전 브랜드 재검토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시장에서 G·V 시리즈에 대한 인지도가 좋아지는 추세여서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5G 시장 전개 상황에 따라 5G 프리미엄폰과 보급형폰을 운영하거나 LTE와 5G 스마트폰이 함께 가는 ‘투트랙’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스마트폰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폴더블폰에 대해선 “5G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폴더블폰 출시를 검토했지만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이번에는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쇼(CES)에서 롤러블 TV를 선보인 만큼 기술적으로는 모두 준비된 상태”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이달 잇따라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권 사장은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70만~100만 대 수준일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주된 방향은 메인 스트림 시장에서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 수준인 LG전자로선 수요가 불확실한 폴더블폰보다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베스트 셀러’ 제품을 만드는 게 당면 과제란 얘기다.

대신 V50 씽큐5G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탈·부착식 듀얼 디스플레이를 내놓기로 했다. 플립 커버 형태의 액세서리로 커버를 열면 두 개 화면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예상된다. 권 사장은 “5G 시대에 나올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이 듀얼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하는지는 소비자 판단에 맡기고 싶다”며 “V50 씽큐 5G와 듀얼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 다른 스마트폰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미·일에 집중, 중국 틈새 공략

권 사장은 LG전자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TV 분야를 맡다가 작년 12월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분야를 함께 맡게 됐다. 2012~2013년 MC사업본부에서 상품기획그룹장으로 일한 지 6년 만이다.

그동안 품질 개선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LG 스마트폰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권 사장은 “지난 2~3년 동안 내부적 관점에서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품질을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이제부터는 외부적 시각에서 소비자와 시장 요구에 귀 기울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일관적인 정체성을 유지한다면 이른 시일 안에 경영 성과 개선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전자는 올해 V50 씽큐 5G를 앞세워 5G 서비스를 시작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공략을 가속화한다. 권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은 미국과 한국, 일본”이라며 “중국은 특별한 가격대나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선별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 대대적으로 진출하기보다는 LG전자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찾아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