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의료기관 개설허가 유효기간인 다음달 4일까지 개원이 사실상 불가능해 사업 무산 가능성이 커졌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은 지난 14일 “제주도가 개원을 허가하면서 진료 대상을 외국인 의료관광객으로 한정한 것은 위법”이라며 제주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녹지 측은 “환자를 외국인으로 제한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워 개원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내국인 진료 제한은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며 “전담법률팀을 꾸려 소송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녹지병원이 다음달 4일까지 개원하지 않을 경우 청문회를 열어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의료사업 허가를 내준 지 3개월이 되는 3월 4일까지 녹지병원이 문을 열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녹지병원은 개원이 늦어지면서 채용했던 의사들이 전원 사직하는 등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제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