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대양산단의 선진수산 목포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른김을 포장하고 있다.  /임동률  기자
전남 목포시 대양산단의 선진수산 목포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른김을 포장하고 있다. /임동률 기자
18일 전남 목포시의 마른김 생산업체인 선진수산(대표 정정진) 공장. 30m 길이의 마른김 제조라인 두 개에서 건조된 김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라인마다 자리잡은 네 명의 포장 근로자는 빠른 손놀림으로 김을 1속(100장) 단위로 묶어 띠를 둘렀다. 하루 24시간 생산하는 마른김은 2만4000속(6720㎏)이다. 전량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된다. 지난달 24일 목포공장 가동에 들어간 선진수산은 김 원초 채취가 끝나 공장 가동을 마치는 올 4월까지 마른김 제조라인을 네 개까지 늘린다. 여름 휴지기에는 추가로 두 개 라인을 증설해 마른김 생산을 다시 시작하는 10월에 여섯 개 제조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연간 565만 속(1582t)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마른김 제조공장이 된다.

'김 가공산업 메카' 목포대양産團, 전국 마른김 생산 30% 책임진다
선진수산 등 김 가공업체가 잇따라 가동에 들어가면서 목포대양산업단지가 국내 ‘김 가공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대양산단에는 김 가공업체의 입주가 쇄도해 지난해 식품제조업이 가능한 14만㎡(22필지) 분양을 마쳤다. 입주기업 15개 가운데 선진수산, 가리미, 아라, 행남식품 등 6개 업체는 총 20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9개 업체는 건축 중이거나 가동 준비를 하고 있다. 15개 업체 모두 공장을 가동하면 국내 연간 마른김 생산량(1억4000만 속)의 30%(4200만 속)를 대양산단에서 생산하게 된다.

김 가공업체가 대양산단에 몰린 데는 물김 등 원초의 80%가 전남에서 생산돼 원재료 확보가 쉬운 데다 해안과 접하고 있어 김 보관을 위한 바닷물 이용이 편리해서다. 염분이 섞이지 않은 광역 상수도를 공급받는 것도 한 이유다. 정정진 선진수산 대표는 “국내 대부분의 김 가공업체는 지하수와 저수지 물을 끌어다 원초를 세척해 식품 안전성 면에서 취약한 편”이라며 “대양산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김 제조 과정에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전라남도와 목포시가 대양산단에 추진하고 있는 수산식품수출단지 조성도 김 가공산업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산식품수출단지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60여 개 수산물 가공공장과 5층 규모 냉동창고 등으로 꾸려진다. 시는 수출단지에 국내 첫 ‘국제 김 거래소’를 유치하기로 했다. 국산 김의 복잡한 유통구조를 없애고 경매 방식의 국제 거래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처럼 김을 많이 먹는 일본과 중국은 김 국제 입찰장을 설치해 등급별로 판매하고 있다”며 “생산량의 60%를 수출하는 국내 김산업도 입찰을 거쳐 제값을 받는 구조를 정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대양산단의 유치업종 배치 계획을 변경해 김 가공업체 등 식품제조업체가 추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