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를 앞두고 주요국에서 ‘반(反)EU’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주요국에선 EU를 탈퇴하자는 주장까지 힘을 받으면서 EU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ECF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5월 23~26일 EU 의회 선거에서 EU에 반대하는 기치를 내건 정당들이 3분의 1(33%)을 웃도는 의석을 가져갈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현재 EU 의회는 전체 의석 중 23%가 반EU를 주장하는 극좌 및 극우 성향으로 구성돼 있다. 폴리티코는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EU 의회 선거에서 각 정당이 유로존 개혁, 외교 정책, 이동의 자유 등 이슈를 두고 정치적 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유럽 주요국에선 극우·극좌로 분류되는 정당들이 세력 확장을 위해 공동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지난해 3월 총선을 통해 집권당 자리를 꿰찬 오성운동은 EU 의회에서 새 교섭단체 결성을 위해 반EU, 포퓰리즘 정당 규합에 나섰다.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는 “좌파 성향의 크로아티아 신생 정당 지비지드와 그리스의 농민정당(AKKEL), 우파 성향의 폴란드 쿠키츠15, 핀란드 자유주의 정당과 연대해 5월 EU 의회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대도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에선 ‘반난민’ 정책을 앞세운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이 EU 의회 해체와 독일의 EU 탈퇴, ‘덱시트’를 공약으로 내걸며 득세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극우정당 국민연합을 이끄는 마린 르펜 대표가 연일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