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오세훈·김진태 'TK 결투'…"대구·경북 예산만 깎여" "나도 경북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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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권주자들, 최대 승부처 TK서 격돌
황교안 "우파 자존심 일으켜세울 것"
오세훈 "총선 승리위해 전략적 선택을"
김진태 "대통령 두분 아직도 고초…"
황교안·김진태 지지자 '勢 대결'
황교안 지지자들도 대거 출동…김진태 지지자들과 고성 오가기도
김병준 위원장 등장하자 욕설·고함 쏟아져 혼란도
황교안 "우파 자존심 일으켜세울 것"
오세훈 "총선 승리위해 전략적 선택을"
김진태 "대통령 두분 아직도 고초…"
황교안·김진태 지지자 '勢 대결'
황교안 지지자들도 대거 출동…김진태 지지자들과 고성 오가기도
김병준 위원장 등장하자 욕설·고함 쏟아져 혼란도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18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대구에서 격돌했다. 당대표 경선 3파전을 벌이고 있는 후보들은 앞다퉈 대구·경북(TK) 지역의 정서를 파고들며 표심 경쟁을 벌였다. 황교안 후보는 “이 정권에서 전국 예산이 다 늘었는데 대구·경북 예산만 깎였다”고 주장했고, 오세훈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외쳤다. 김진태 후보는 “작년 지방선거에서 (TK) 여러분들이 우리 당을 살려주셨다”고 치켜세웠다.
너도나도 “TK 자존심 회복해야”
황 후보는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TK 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대구·경북이 지켜온 보수 우파 자존심을 누가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울진의 신한울 원전이 대통령 한마디에 중단됐다. 울진과 경북에 들어갈 돈(예산) 몇천억원을 빼앗아갔다”며 TK 지역의 경제위기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오 후보는 “제 어머니가 경북 상주 출신”이라며 “경북의 아들이 인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수도권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TK 지역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며 “내년 선거 때 영남에서만 다 이긴다고 해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듣기 좋은 얘기를 한다고 내년 수도권에서 효자 노릇을 할 수는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하면 국민들께서 표를 주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두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신당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해 자신에 대해 적대적인 당내 강성 친박계를 견제했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TK 지역 당원)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며 “이곳 출신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아직도 고초를 겪고 있지 않나. 대구·경북 주민 여러분들이 얼마나 속이 상하시냐”고 지역 정서를 자극했다. 그러면서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냐”며 “보수의 심장인 여기서 결론을 내 달라”고 호소했다.
황 후보가 현재까지 ‘대세론’을 형성한 것은 TK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춘 데다 한국당 소속 TK 지역구 국회의원들 다수가 암묵적으로 황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수감 중 예우 문제로 강성 친박계의 공세를 받고 있지만 대세론에 흠집이 날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TK 내 현역 의원 지역구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도 상당수 섞여 있었다.
세(勢) 과시, 호통·막말 여전
이날 합동연설회는 각 후보 진영들이 가장 공을 들인 승부처였다.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야 얻을 수 있는 자격인 ‘책임당원’이 가장 많이 분포한 곳이 TK 지역이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32만8000여 명 가운데 TK 지역에만 10만여 명이 포진해 있다. 전체 유권자 3분의 1에 달하는 TK 표심을 잡지 않고서는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행사장은 수시로 분위기가 과열됐다.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당원 대상 합동연설회 때는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강성 우파 당원·지지자들이 몰려 김 후보 지지 일색으로 행사장이 뒤덮이자, 이번 연설회에서는 입구 앞에서 당원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장내를 엄격히 통제했다.
눈에 띈 점은 지난 연설회 때 볼 수 없었던 황 후보 지지자들이 1000명 이상 대거 결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행사장 뒤편 2300여 관중석은 황 후보와 김 후보 지지자로 양분됐다. 황 후보 측 지지자는 “지난번에 김 후보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통째로 점거하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이에 지지 않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황·김 후보 지지자들 간 막말과 고성이 오갔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황·오 후보 순서 때 “김진태”를 연호하며 고의적으로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김 후보 측 지지자로 추정되는 참석자들로부터 욕설과 고함 세례를 받았다. 연설문의 서두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을 떼자마자 야유가 터져 나왔고, 이 과정에서 1분가량 발언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해 달라”고 받아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후보는 행사 직후 기자들에게 “일부 고성은 당 윤리위에 저를 회부시킨 것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대구=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너도나도 “TK 자존심 회복해야”
황 후보는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TK 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대구·경북이 지켜온 보수 우파 자존심을 누가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울진의 신한울 원전이 대통령 한마디에 중단됐다. 울진과 경북에 들어갈 돈(예산) 몇천억원을 빼앗아갔다”며 TK 지역의 경제위기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오 후보는 “제 어머니가 경북 상주 출신”이라며 “경북의 아들이 인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수도권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TK 지역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며 “내년 선거 때 영남에서만 다 이긴다고 해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듣기 좋은 얘기를 한다고 내년 수도권에서 효자 노릇을 할 수는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하면 국민들께서 표를 주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두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신당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해 자신에 대해 적대적인 당내 강성 친박계를 견제했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TK 지역 당원)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며 “이곳 출신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아직도 고초를 겪고 있지 않나. 대구·경북 주민 여러분들이 얼마나 속이 상하시냐”고 지역 정서를 자극했다. 그러면서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냐”며 “보수의 심장인 여기서 결론을 내 달라”고 호소했다.
황 후보가 현재까지 ‘대세론’을 형성한 것은 TK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춘 데다 한국당 소속 TK 지역구 국회의원들 다수가 암묵적으로 황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수감 중 예우 문제로 강성 친박계의 공세를 받고 있지만 대세론에 흠집이 날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TK 내 현역 의원 지역구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도 상당수 섞여 있었다.
세(勢) 과시, 호통·막말 여전
이날 합동연설회는 각 후보 진영들이 가장 공을 들인 승부처였다.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야 얻을 수 있는 자격인 ‘책임당원’이 가장 많이 분포한 곳이 TK 지역이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32만8000여 명 가운데 TK 지역에만 10만여 명이 포진해 있다. 전체 유권자 3분의 1에 달하는 TK 표심을 잡지 않고서는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행사장은 수시로 분위기가 과열됐다.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당원 대상 합동연설회 때는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강성 우파 당원·지지자들이 몰려 김 후보 지지 일색으로 행사장이 뒤덮이자, 이번 연설회에서는 입구 앞에서 당원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장내를 엄격히 통제했다.
눈에 띈 점은 지난 연설회 때 볼 수 없었던 황 후보 지지자들이 1000명 이상 대거 결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행사장 뒤편 2300여 관중석은 황 후보와 김 후보 지지자로 양분됐다. 황 후보 측 지지자는 “지난번에 김 후보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통째로 점거하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이에 지지 않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황·김 후보 지지자들 간 막말과 고성이 오갔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황·오 후보 순서 때 “김진태”를 연호하며 고의적으로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김 후보 측 지지자로 추정되는 참석자들로부터 욕설과 고함 세례를 받았다. 연설문의 서두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을 떼자마자 야유가 터져 나왔고, 이 과정에서 1분가량 발언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해 달라”고 받아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후보는 행사 직후 기자들에게 “일부 고성은 당 윤리위에 저를 회부시킨 것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대구=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