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실속있게"…주상복합아파트, 4세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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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땅 소규모 개발…"주변과 조화롭게"
주상통합(1세대), 주상분리(2세대), MXD(3세대), 오피스 결합(4세대)
"상가 공실 막자"…업무시설 포함시켜 '주7일 상권'
주상통합(1세대), 주상분리(2세대), MXD(3세대), 오피스 결합(4세대)
"상가 공실 막자"…업무시설 포함시켜 '주7일 상권'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결합된 주상복합아파트가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고급', '대규모', '복합' 등으로 대변되던 이미지에서 '소규모', '실속', '상생' 등의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주변 환경을 압도하는 분위기로 지어지던 주상복합 아파트는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이 되고 있다. 도심 내 작은 규모의 땅을 실속있게 개발하는 단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4세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시작되고 있다.
◆본격적인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작 '타워팰리스'
주상복합 아파트는 서울 도곡동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타워팰리스'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주거형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최고 66층, 높이 262.8m에 달했다. 대형면적의 아파트에 골프연습장, 수영장,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갖춘 단지였다. 때문에 '주상복합 아파트는 고급'이라는 인식이 시작됐다.
물론 이전에도 주거와 상가가 결합된 형태의 아파트가 있었다. 아파트의 1층이나 저층에 상가가 들어서는 형태로 따지고 보면 이들도 주상복합 아파트이긴 하다. 서울 시내에 역사유물처럼 남아 있는 종로의 동대문 아파트, 낙원상가아파트, 중구의 정동아파트, 진양상가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와 같은 의미의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작은 타워팰리스로 보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포문을 연 주상복합 아파트는 높이나 규모에서 주변을 압도했다. 도곡동에 몰려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주변지역의 아파트값 시세를 주도했다. 강남의 시세를 주도했던 지역은 압구정에서 도곡동·대치동으로 넘어간 것도 이 때 즈음이다. 그러나 철옹성 같았던 타워팰리스도 단점이 조금씩 제기되기 시작했다. 관리비가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데다 전체 면적대비 좁은 주거면적, 환기와 통풍의 문제 등 실제 실생활에 관련된 문제로 지적됐다. 같은 주상복합 아파트인대도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분리한 형태다. 이를 '2세대 주상복합'이라고 부른다. 건물 내 상가와 주거시설을 같은 건물에 둬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점을 파고들었다. 분당 파크뷰에서부터 시작된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의 분리는 이후 지어지는 대부분의 주상복합아파트에 도입됐다.
'주거시설'에 방점을 둔 설계들이 나오기 시작된 것도 상업시설이 분기되면서부터다. 주상복합 아파트임에도 맞통풍이 가능한 설계와 이중창이나 넓은 베란다 공간이 도입됐다. 일반 아파트와 다름없는 70%가 넘는 전용률에 상가와 분리된 동선 등이 부각되면서 인기단지로 떠올랐다. 1기 신도시인 분당에 이러한 형태의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많은 편이다.
◆2세대, 주거시설 중심으로 발전→3세대, 복합개발로 랜드마크
주상복합 아파트의 개발이 뜸한 시기가 찾아왔다. 2007~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주택시장이 침체기다. 시중의 자금압박과 함께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주상복합의 진화도 잠시 멈추는 듯 했다. 그러다가 새로운 개발 형태가 나타났다. 바로 'MXD(Mixed Use Development·주거복합단지)'다. 주거와 더불어 상업·교통·업무·문화·교육 등이 어우러진 미래형 주거단지다. 혼합적인 토지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주거와 업무, 상업 등 상호보완이 가능하도록 개발한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가 2003년 개장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주목받는 개발형태가 됐다.
이른바 '3세대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작이다. 도심재개발이나 신도시의 중심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주거복합단지(MXD)'는 늘기 시작했다. 서울은 오히려 대규모 부지확보가 어렵다보니 지방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부산 센텀시티가 대표적이다. 벡스코를 중심으로 신세계백화점, 영화의 전당, 방송국, 비즈니스센터 등이 몰려 있다. 동탄신도시 개발과 함께 들어선 '메타폴리스'와 판교신도시 개발과 함께 조성된 '알파리움'도 이러한 경우다. 일산 요진와이시티, 잠심 롯데월드타워, 송파 파크하비오 등도 있다. 들어가는 시설은 다양하다. 아파트,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시설을 비롯해 오피스, 컨벤션, 호텔, 백화점 등이 포함됐다. 복합개발의 경우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텔이 한 구역에 있지만 별도의 동으로 구성된다. 주차문제 채광, 통풍 등을 보완됐다. 문제는 가격과 시간이다. 사업추진 절차가 복잡하고 개발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아파트 분양가격이 높은 편이다. 다른 시설들과 들어서다보니 아파트 준공시기도 일반 아파트 보다 늦은 편이다. 편의시설들의 공사나 입주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개발이 모두 완료되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주변 교통혼잡이나 사생활 침해의 우려도 있다.
◆도심 내 자투리땅, 오피스·상가 결합된 주상복합 아파트로
시행사나 건설사 입장에서도 복합개발을 진행하기는 벅찬 사업이다. 대규모 토지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사업이 지연되거나 자금난에 빠지기도 한다. 때문에 규모가 적더라도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도심 소규모 개발이 최근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4세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개발 가능한 토지가 줄어들고, 도심 내 유휴부지나 이전부지의 개발로 적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의 상권이나 업무지구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주거시설 보다는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의 공실을 줄이는 데 애쓰고 있다. 아파트는 입주가 완료됐음에도 상가가 텅 비는 주상복합 단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지역 내 '상징성'만 앞세우기 보다는 '실속형', '내실화'에 초점을 두는 셈이다. 노후된 지역에서 소규모 개발에 이러한 '4세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떠오르고 있다.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분당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개발이 활발히 이미 진행중이다. 포스코건설이 작년 6월 가스공사 이전 부지에 ‘분당 더샵 파크리버’는 아파트, 오피스텔,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671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평균 56.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영의 자회사인 ㈜대농이 분양하는 '분당 지웰 푸르지오'는 상가, 아파트, 오피스가 결합된 형태다. 아파트는 166실로 전용면적 84~119㎡의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특히 상가는 '주 7일 상권'이 가능할 전망이다. 분당구청, 세무서 등 관공서들이 있고 주말에는 탄천을 즐기는 시민들 수요가 있어서다. 성남시가 시유지 자리를 매각한 자리에 들어선다. 작년 말 한화건설이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예전 주안초교 부지를 개발한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에는 병원이 포함됐다. 단지는 아파트, 상가(아인애비뉴), 병원(서울여성병원)으로 구성됐다. 병원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들이 상가 배후수요가 된다는 전망이다. 상가인 아인애비뉴 지하 2층에는 대형 영화관이 들어서고 1~2층에는 대형서점, 프랜차이즈 카페, SPA 브랜드숍, 레스토랑, 스포츠 전문매장 등 다양한 쇼핑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변 경관과 이질적이고 웅장할 수록 더욱 가치를 인정받았다"면서 "이제는 규모도 작아지면서 기존의 상권이나 주거환경과 어울리는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인천=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본격적인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작 '타워팰리스'
주상복합 아파트는 서울 도곡동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타워팰리스'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주거형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최고 66층, 높이 262.8m에 달했다. 대형면적의 아파트에 골프연습장, 수영장,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갖춘 단지였다. 때문에 '주상복합 아파트는 고급'이라는 인식이 시작됐다.
물론 이전에도 주거와 상가가 결합된 형태의 아파트가 있었다. 아파트의 1층이나 저층에 상가가 들어서는 형태로 따지고 보면 이들도 주상복합 아파트이긴 하다. 서울 시내에 역사유물처럼 남아 있는 종로의 동대문 아파트, 낙원상가아파트, 중구의 정동아파트, 진양상가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와 같은 의미의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작은 타워팰리스로 보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포문을 연 주상복합 아파트는 높이나 규모에서 주변을 압도했다. 도곡동에 몰려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주변지역의 아파트값 시세를 주도했다. 강남의 시세를 주도했던 지역은 압구정에서 도곡동·대치동으로 넘어간 것도 이 때 즈음이다. 그러나 철옹성 같았던 타워팰리스도 단점이 조금씩 제기되기 시작했다. 관리비가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데다 전체 면적대비 좁은 주거면적, 환기와 통풍의 문제 등 실제 실생활에 관련된 문제로 지적됐다. 같은 주상복합 아파트인대도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분리한 형태다. 이를 '2세대 주상복합'이라고 부른다. 건물 내 상가와 주거시설을 같은 건물에 둬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점을 파고들었다. 분당 파크뷰에서부터 시작된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의 분리는 이후 지어지는 대부분의 주상복합아파트에 도입됐다.
'주거시설'에 방점을 둔 설계들이 나오기 시작된 것도 상업시설이 분기되면서부터다. 주상복합 아파트임에도 맞통풍이 가능한 설계와 이중창이나 넓은 베란다 공간이 도입됐다. 일반 아파트와 다름없는 70%가 넘는 전용률에 상가와 분리된 동선 등이 부각되면서 인기단지로 떠올랐다. 1기 신도시인 분당에 이러한 형태의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많은 편이다.
◆2세대, 주거시설 중심으로 발전→3세대, 복합개발로 랜드마크
주상복합 아파트의 개발이 뜸한 시기가 찾아왔다. 2007~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주택시장이 침체기다. 시중의 자금압박과 함께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주상복합의 진화도 잠시 멈추는 듯 했다. 그러다가 새로운 개발 형태가 나타났다. 바로 'MXD(Mixed Use Development·주거복합단지)'다. 주거와 더불어 상업·교통·업무·문화·교육 등이 어우러진 미래형 주거단지다. 혼합적인 토지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주거와 업무, 상업 등 상호보완이 가능하도록 개발한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가 2003년 개장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주목받는 개발형태가 됐다.
이른바 '3세대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작이다. 도심재개발이나 신도시의 중심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주거복합단지(MXD)'는 늘기 시작했다. 서울은 오히려 대규모 부지확보가 어렵다보니 지방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부산 센텀시티가 대표적이다. 벡스코를 중심으로 신세계백화점, 영화의 전당, 방송국, 비즈니스센터 등이 몰려 있다. 동탄신도시 개발과 함께 들어선 '메타폴리스'와 판교신도시 개발과 함께 조성된 '알파리움'도 이러한 경우다. 일산 요진와이시티, 잠심 롯데월드타워, 송파 파크하비오 등도 있다. 들어가는 시설은 다양하다. 아파트,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시설을 비롯해 오피스, 컨벤션, 호텔, 백화점 등이 포함됐다. 복합개발의 경우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텔이 한 구역에 있지만 별도의 동으로 구성된다. 주차문제 채광, 통풍 등을 보완됐다. 문제는 가격과 시간이다. 사업추진 절차가 복잡하고 개발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아파트 분양가격이 높은 편이다. 다른 시설들과 들어서다보니 아파트 준공시기도 일반 아파트 보다 늦은 편이다. 편의시설들의 공사나 입주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개발이 모두 완료되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주변 교통혼잡이나 사생활 침해의 우려도 있다.
◆도심 내 자투리땅, 오피스·상가 결합된 주상복합 아파트로
시행사나 건설사 입장에서도 복합개발을 진행하기는 벅찬 사업이다. 대규모 토지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사업이 지연되거나 자금난에 빠지기도 한다. 때문에 규모가 적더라도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도심 소규모 개발이 최근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4세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개발 가능한 토지가 줄어들고, 도심 내 유휴부지나 이전부지의 개발로 적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의 상권이나 업무지구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주거시설 보다는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의 공실을 줄이는 데 애쓰고 있다. 아파트는 입주가 완료됐음에도 상가가 텅 비는 주상복합 단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지역 내 '상징성'만 앞세우기 보다는 '실속형', '내실화'에 초점을 두는 셈이다. 노후된 지역에서 소규모 개발에 이러한 '4세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떠오르고 있다.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분당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개발이 활발히 이미 진행중이다. 포스코건설이 작년 6월 가스공사 이전 부지에 ‘분당 더샵 파크리버’는 아파트, 오피스텔,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671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평균 56.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영의 자회사인 ㈜대농이 분양하는 '분당 지웰 푸르지오'는 상가, 아파트, 오피스가 결합된 형태다. 아파트는 166실로 전용면적 84~119㎡의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특히 상가는 '주 7일 상권'이 가능할 전망이다. 분당구청, 세무서 등 관공서들이 있고 주말에는 탄천을 즐기는 시민들 수요가 있어서다. 성남시가 시유지 자리를 매각한 자리에 들어선다. 작년 말 한화건설이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예전 주안초교 부지를 개발한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에는 병원이 포함됐다. 단지는 아파트, 상가(아인애비뉴), 병원(서울여성병원)으로 구성됐다. 병원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들이 상가 배후수요가 된다는 전망이다. 상가인 아인애비뉴 지하 2층에는 대형 영화관이 들어서고 1~2층에는 대형서점, 프랜차이즈 카페, SPA 브랜드숍, 레스토랑, 스포츠 전문매장 등 다양한 쇼핑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변 경관과 이질적이고 웅장할 수록 더욱 가치를 인정받았다"면서 "이제는 규모도 작아지면서 기존의 상권이나 주거환경과 어울리는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인천=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