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왼쪽 네 번째)은 지난해 12월 11일 충북 충주에서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기공식을 열고 수소경제사회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왼쪽 네 번째)은 지난해 12월 11일 충북 충주에서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기공식을 열고 수소경제사회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는 신성장동력을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찾고 있다. 친환경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올초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차그룹, 수소·자율주행車 앞세워 '게임 체인저'로 도약
현대·기아차는 2021년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는 등 독자적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로보택시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차를 부르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다.

하이브리드카(HEV)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현재 15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44개로 대폭 늘린다는 비전도 마련했다. 2025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167만 대를 팔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의 중심엔 수소차가 있다. 지난해 선보인 차세대 수소차 넥쏘는 기존 1세대 투싼 모델보다 무게를 줄이고 운행 거리는 대폭 늘린 게 특징이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운행 거리가 609㎞로 늘어났다. 시중에 나와 있는 1세대 투싼 수소차는 한 번 충전으로 415㎞를 갈 수 있다. 최대 출력은 기존보다 20% 증가한 163마력에 달한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성능이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려 추운 날씨엔 시동이 잘 걸리지 않던 기존 수소차의 약점도 극복했다.

‘10년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 기술도 갖췄다. 원격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궁극(窮極)의 친환경 자동차’로 불리는 수소차 사업에 약 8조원을 쏟아붓는다는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국내에 연간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해 5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울산 5공장 등 국내에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 수소차 5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124곳의 협력사와 함께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7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도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현대차는 내다봤다. 50만 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직·간접 고용효과는 2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미래 수소사회를 선도해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