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신문 "지난해 여름 통화에서 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최근 공개한 가운데 추천을 요청한 사람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 22일 전화 협의 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미국 정부로부터 비공식으로 의뢰를 받아 지난 가을께 노벨상 관계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다"고 전한 바 있다.

마이니치는 이날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이유로 추천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사일이 일본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느냐"고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며 노벨상 추천을 아베 총리에게 타진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야마나시(山梨)현에 있는 별장에 머물다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위해 저녁에 급히 도쿄(東京)로 복귀한 상태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추천 여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자신이 추천했음을 인정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대일 무역 적자 해소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를 대량 구매하기로 하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야당은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탈퇴와 이란 핵합의 탈퇴 등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한 것을 두고 다른 나라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입헌민주당 회파의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상은 있을 수 없다"며 "부끄럽다"고 거론했고,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는 "납치문제도, 핵·미사일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던 중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