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근육 이완되며 혈류 순환
PAMS 기술 이용한 의료기기
생리통 70% 이상 줄어들어
치매예방 효능 상반기 임상 완료
박경준 칼라세븐 대표(사진)는 “올 상반기 절박성 요실금에 대한 국내 임상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등에서 경도인지장애 완화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10년 설립된 칼라세븐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대에서 의료공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남균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07년 발견한 PAMS 기술을 이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리통 치료기기에 대한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적응증을 확대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PAMS는 일정한 파장의 빛을 피부에 쏘면 내부 장기와 연결된 신경 말단이 자극되면서 평활근(내장의 벽을 이루는 근육)을 이완하는 기술이다. 박 대표는 “많은 질환이 극도로 수축된 평활근 때문에 생긴다”며 “경직된 평활근을 풀어주면 혈류와 림프가 원활히 순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리통을 예로 들었다. 보통 생리통은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물질이 과다 분비돼 자궁이 수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회사 연구에 따르면 자궁의 일부 평활근이 기능을 제대로 못해 혈류가 막히면서 생리통이 생기는 게 더 일반적이다. 박 대표는 “우리 기기를 사용하면 통증이 74% 이상 줄어든다”고 했다.
기기는 아이 손바닥만 한 본체와 광단자 두 개로 구성된다. 전원을 켜면 오렌지색 불빛이 나온다. 이 단자를 하루에 20분씩 생리 1주일 전부터 아랫배에 붙이고 있으면 된다. 가격은 약 30만원이다. 현재 국내와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올해 미국, 중국 등 진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박 대표는 PAMS가 플랫폼 기술이라고 했다. 특정 파장대의 빛을 쏴 평활근을 이완하는 원리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어서다. 올해 기대하고 있는 것은 요실금과 경도인지장애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자가 급증하는 질환을 겨냥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과민성 방광·절박성 요실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요실금으로 인한 불편함, 밤에 화장실 가는 횟수, 일일 패드 교환 횟수가 모두 60~70% 줄었다. 세계 요실금 환자 수는 약 5억 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사회적으로 경각심이 높아지는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과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자 임상에서 목덜미에 광단자를 붙이자 뇌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앞부분이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국내외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라며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평소 우리 기기를 사용하면 사전에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칼라세븐은 이 기기를 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정액제로 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추후 20여 가지 질환으로 적응증을 넓힌 뒤 사용자가 원하는 질환을 골라 빛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립선, 천식, 근육통, 심근경색 등이 후보 질환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70억원이다. 연말부터 상장을 준비할 예정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