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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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이 지난해 말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에서 첫 환자가 나온 뒤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홍역은 공기를 매개로 전파되고 전염력도 강하다. 예방접종을 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소실돼 재접종이 필요하다.

봄이 다가오면서 취학이나 개학을 맞은 어린이가 맞아야 할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고 있지만 독감이 완전히 지나간 것은 아니다. B형 독감은 봄철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이 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폐렴, 대상포진 등 필요한 예방접종도 그만큼 많아진다”며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감염되면 더 위험하기 때문에 필요한 예방접종이 뭔지 미리 확인하고 챙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12세 이하 어린이, 홍역 무료접종

엄마 아빠 학교 가기 전 예방접종 챙겨주세요
홍역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비해 최대 18배, 독감보다 6~8배 전파력이 강하다. 일상생활에서 감염자와 사소한 접촉만 해도 전염될 수 있다. 홍역에 걸리면 10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과 함께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홍역에 걸려도 안정과 충분한 수분 공급, 해열제 복용 등의 치료로 대부분 회복이 되지만 중이염, 폐렴, 뇌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홍역은 백신을 맞으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한국은 홍역이 국가예방접종 항목이어서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생후 12~15개월 영아, 만 4~6세 유아에게 1회씩 ‘MMR’을 접종하는 게 일반적이다. MMR은 홍역,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풍진 등 3종 질병에 대한 혼합백신을 말한다. 국내에서 MMR은 GSK코리아와 한국MSD가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한국의 홍역 백신 접종률은 세계 최고 수준(98% 이상)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해외에 나갈 계획이 있거나 외국인과 접촉이 잦은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항체 보유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없을 경우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항체가 없는 성인이나 생후 12개월 이전 영아는 자기 부담으로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고령층, 폐렴·대상포진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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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만 4~6세 아동에게 네 가지 예방접종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5차, IPV(소아마비) 4차, MMR 2차, 일본뇌염(불활성화 사백신 4차 또는 약독화 생백신 2차) 등이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만 11~12세는 DTaP 또는 DT(디프테리아·파상풍) 6차를 맞아야 하고 여학생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도 맞아야 한다. 해외 거주 등으로 의도치 않게 필수 예방접종을 거르는 사례가 종종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해진 65세 이상 고령층도 각종 예방접종을 각별히 챙겨야 한다. 폐렴, 대상포진 백신 등이 고령층 필수 예방접종으로 꼽힌다. 폐렴 백신은 이 질병의 가장 흔한 원인균인 폐렴사슬알균(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이다. 만성심혈관 질환자, 만성폐질환, 만성간질환, 만성신부전, 당뇨병 환자는 폐렴이 생기면 특히 위험하니 나이에 관계없이 접종하는 게 좋다.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관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척추를 중심으로 작은 수포와 물집이 생긴다. 발병 부위의 통증이 매우 심하다. 노화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상포진 백신은 MSD의 조스타박스가 시장의 과반을 점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약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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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뒤늦은 ‘B형 독감’ 주의보

독감을 감기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독감은 기관지를 손상시키고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낳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B형 독감은 봄철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해 5월 정도 돼야 사라진다.

올해 유행할 예정인 B형 독감 바이러스는 ‘야마가타형’이다. 네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에 야마가타형이 포함돼 있다. 3가 백신에는 야마가타형이 없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3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다시 4가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B형은 증상이 비교적 가볍고, 3가 백신을 접종해도 야마가타형에 대한 교차보호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독감에 취약한 영유아에게 예방 범위가 넓은 4가 백신을 접종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있다. 이 경우 자부담으로 접종이 가능하다. 교차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서 3가 백신을 맞았어도 봄철 독감 예방 차원에서 4가를 다시 접종해도 된다.

국내에서는 2015년 GSK코리아가 처음 4가 백신을 출시했다. 이듬해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일양약품 등이 잇따라 4가 백신을 개발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동아에스티, 보령바이오파마 등은 기존 제조업체에서 원료를 가져와 완제품으로 생산한 뒤 공급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