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대학 도서관이 소장한 1846년판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改正日本輿地路程全圖)다.
일본 정부는 울릉도에는 '죽도'(竹島), 독도에는 '송도'(松島)라는 지명을 적은 이 지도를 근거로 일본이 오래전부터 독도를 자국 영토로 인지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를 지리학적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일본이 독도를 한국 땅으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균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과 최재영 충북대 연수연구원은 재단이 펴낸 신간 '이방인이 바라본 우리 땅 독도'에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를 분석한 글을 실었다.
이 지도는 일본 지리학자 나가쿠보 세키스이(長久保赤水)가 1779년 완성했으며, 경위선을 표현한 첫 일본 지도로 알려졌다.
최종판은 1840년에 나왔고, 이후 복제판이 만들어졌다.
그간 연구자들은 독도의 채색 여부와 경위선 내 배치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두 가지 요소는 판본에 따라 다르다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1779년판과 달리 1846년판에는 독도에 채색이 되어 있지만, 울릉도와 부산도 색이 칠해져 있다"며 "채색 여부보다는 독도가 명백한 우리 영토인 울릉도와 같은 그룹으로 표현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에서 '거리선'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도에는 해안을 따라 선이 그어져 있고, 선에 거리가 기록됐다.
지바(千葉)현에서 270㎞ 떨어진 아오가시마나 시마네(島根)현 오키제도에도 거리선이 그어졌다.
하지만 울릉도와 독도에는 아무런 선이 없다.
저자들은 "독도까지의 거리선은 동북아역사재단이 소장한 1791년판 지도뿐만 아니라 1846년판 지도에도 없다"며 "독도에 선이 없다는 것은 일본이 자국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근거"라고 역설했다.
이어 "울릉도 옆에 있는 글인 '견고려유운주망은주'(見高麗猶雲州望隱州)는 온슈(隱州)와 운슈(雲州)가 일본 영토이듯 울릉도와 독도는 한국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책에는 이외에도 영국 상선 아르고노트호의 동해 항해, 러시아 전함 팔라다호의 동해안 탐사, 근대 일본의 '지학잡지'에 나타난 울릉도·독도 인식,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의 실체와 한계에 관한 글이 수록됐다.
192쪽. 1만7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