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정 대표 "비 오면 실내 관광지, 점심엔 맛집…해외여행 상황 따라 추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타트업 리포트
해외 자유여행 가이드 앱 만든 김연정 트리플 대표
"네이버·카카오 근무 경험 살려, 빅데이터로 족집게 여행 조언
120개 도시 관광 정보도 풍성…출시 1년 반 만에 350만명 가입
하반기 中 진출 후 아시아 공략…해외 자유여행 넘버원 플랫폼 될 것"
해외 자유여행 가이드 앱 만든 김연정 트리플 대표
"네이버·카카오 근무 경험 살려, 빅데이터로 족집게 여행 조언
120개 도시 관광 정보도 풍성…출시 1년 반 만에 350만명 가입
하반기 中 진출 후 아시아 공략…해외 자유여행 넘버원 플랫폼 될 것"
요즘 2040들의 여행은 컴퓨터 앞에서 시작된다. 온라인으로 숙소를 예약하고, 엑셀파일에 일정을 하나하나 집어넣고, 포털의 블로그와 카페에서 관광지와 맛집을 검색한다. 간신히 여행계획을 다 짜면 이미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진이 빠진다. 이처럼 번거로운 일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해외 자유여행 가이드 앱(응용프로그램)은 없을까.
경기 성남시 트리플 본사에서 지난 18일 만난 김연정 대표(사진)는 ‘트리플(triple)’이 그런 앱이라고 소개했다. 회사 이름이기도 한 트리플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trip+people)’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도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섯 번 다녀왔다. “여행 앱은 별처럼 많은데 정작 여행자인 제가 쓸 만한 게 없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트리플 앱은 해외 자유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이드해준다는 콘셉트로 2017년 7월 출범했다. 출시 1년 반 만에 가입자 수 350만 명을 돌파했다. 여행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파편화돼 있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한 번에 묶어 자유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 앱은 여행 시작 전 편리하게 일정을 짤 수 있는 것은 물론 여행지 정보도 웬만한 가이드북보다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서비스하는 지역이 아직 120개 도시로 많지는 않다.
트리플이 자랑하는 기능은 ‘이 근처 카드’다. 여행 도중에 여행자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여행지와 식당을 보여주는 큐레이션 기능이다. 아침이면 브런치 식당을 추천하고, 비 오는 날이면 주변의 실내 관광지를 추천하는 식이다. 추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철저히 선호도를 분석해 내놓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국 여행객들의 선호도에도 8 대 2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여행객 80%가 세계 20%의 여행지에 간다는 점에 근거해 선호 여행지 순위를 매긴 다음 상위 20% 여행지 정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여행지 정보를 담지는 못했으나 사람들이 많이 가는 장소 관련 정보는 최대한 담았다고 했다.
트리플은 숙박과 투어 상품, 액티비티(체험형 상품) 예약에서 나오는 마진으로 수익을 낸다. 호텔, 투어와 액티비티 상품을 6만 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10만 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여행업계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는 지적에 김 대표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여행업계는 오프라인 패키지에 강한 회사가 많아 정보기술(IT)로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고 주장했다.
자유여행자 수가 해마다 평균 10% 이상 증가하는 추세여서 IT 접목 수준이 경쟁력을 가른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지난해 관광 목적 출국자 수는 2400만 명, 이 중 약 1700만 명이 자유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자유여행을 편하게 해주는 IT 서비스는 없었다”고 했다. 한국인 여행객 중 85% 이상이 여행지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정작 현지에서 모바일로 여행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네이버에서 메일과 카페, 카카오에서 신규 소셜 서비스를 총괄했다. 트리플을 창업한 것도 서비스 기획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단 서비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됐다.
그가 네이버 기획실 팀원으로 일하던 시절 기획실장이었던 최휘영 대표가 트리플의 공동 창업자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네이버 전신인 NHN의 대표, 이후 4년간 NHN에서 분할된 NHN비즈니스플랫폼 대표를 지냈다. 김 대표는 서비스 실무, 최 대표는 경영을 맡아 협업하고 있다.
트리플은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아시아를 공략하기로 했다. 영어권 진출은 고려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무슨 음식을 먹고 어떤 여행지를 갈 것인지 등 문화권별로 여행패턴이 완전히 다르다”며 “영어권 여행자를 위한 여행 앱이 트립어드바이저라면, 아시아권을 위한 여행 앱은 트리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에 진출한다고 해도 한국 본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중국 현지인을 많이 참여시켜 현지에 맞는 앱을 제작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게임회사에서도 일했던 김 대표는 미국, 중국 등에서 해외 현지화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트리플의 목표는 최고의 해외 자유여행 플랫폼이다. 커머스, 콘텐츠, 마케팅을 모아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일 수 있도록 여행 관련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세계 180개 도시까지 서비스 지역을 늘려 상반기에 가입자 500만 명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채팅 서비스나 지역별 게시판을 만들어 여행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도입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 앱으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경기 성남시 트리플 본사에서 지난 18일 만난 김연정 대표(사진)는 ‘트리플(triple)’이 그런 앱이라고 소개했다. 회사 이름이기도 한 트리플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trip+people)’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도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섯 번 다녀왔다. “여행 앱은 별처럼 많은데 정작 여행자인 제가 쓸 만한 게 없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트리플 앱은 해외 자유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이드해준다는 콘셉트로 2017년 7월 출범했다. 출시 1년 반 만에 가입자 수 350만 명을 돌파했다. 여행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파편화돼 있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한 번에 묶어 자유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 앱은 여행 시작 전 편리하게 일정을 짤 수 있는 것은 물론 여행지 정보도 웬만한 가이드북보다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서비스하는 지역이 아직 120개 도시로 많지는 않다.
트리플이 자랑하는 기능은 ‘이 근처 카드’다. 여행 도중에 여행자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여행지와 식당을 보여주는 큐레이션 기능이다. 아침이면 브런치 식당을 추천하고, 비 오는 날이면 주변의 실내 관광지를 추천하는 식이다. 추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철저히 선호도를 분석해 내놓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국 여행객들의 선호도에도 8 대 2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여행객 80%가 세계 20%의 여행지에 간다는 점에 근거해 선호 여행지 순위를 매긴 다음 상위 20% 여행지 정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여행지 정보를 담지는 못했으나 사람들이 많이 가는 장소 관련 정보는 최대한 담았다고 했다.
트리플은 숙박과 투어 상품, 액티비티(체험형 상품) 예약에서 나오는 마진으로 수익을 낸다. 호텔, 투어와 액티비티 상품을 6만 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10만 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여행업계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는 지적에 김 대표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여행업계는 오프라인 패키지에 강한 회사가 많아 정보기술(IT)로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고 주장했다.
자유여행자 수가 해마다 평균 10% 이상 증가하는 추세여서 IT 접목 수준이 경쟁력을 가른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지난해 관광 목적 출국자 수는 2400만 명, 이 중 약 1700만 명이 자유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자유여행을 편하게 해주는 IT 서비스는 없었다”고 했다. 한국인 여행객 중 85% 이상이 여행지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정작 현지에서 모바일로 여행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네이버에서 메일과 카페, 카카오에서 신규 소셜 서비스를 총괄했다. 트리플을 창업한 것도 서비스 기획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단 서비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됐다.
그가 네이버 기획실 팀원으로 일하던 시절 기획실장이었던 최휘영 대표가 트리플의 공동 창업자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네이버 전신인 NHN의 대표, 이후 4년간 NHN에서 분할된 NHN비즈니스플랫폼 대표를 지냈다. 김 대표는 서비스 실무, 최 대표는 경영을 맡아 협업하고 있다.
트리플은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아시아를 공략하기로 했다. 영어권 진출은 고려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무슨 음식을 먹고 어떤 여행지를 갈 것인지 등 문화권별로 여행패턴이 완전히 다르다”며 “영어권 여행자를 위한 여행 앱이 트립어드바이저라면, 아시아권을 위한 여행 앱은 트리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에 진출한다고 해도 한국 본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중국 현지인을 많이 참여시켜 현지에 맞는 앱을 제작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게임회사에서도 일했던 김 대표는 미국, 중국 등에서 해외 현지화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트리플의 목표는 최고의 해외 자유여행 플랫폼이다. 커머스, 콘텐츠, 마케팅을 모아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일 수 있도록 여행 관련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세계 180개 도시까지 서비스 지역을 늘려 상반기에 가입자 500만 명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채팅 서비스나 지역별 게시판을 만들어 여행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도입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 앱으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