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위협에 맞서 200억유로(약 25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미국이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해 한 차례 갈등을 빚었던 대서양동맹이 또다시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보고서가 유럽 수출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드러나면 EU 집행위는 신속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때부터 90일 안에 관세부과를 명령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분간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독일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생산국을 위협하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독일 민간 싱크탱크 이포(Ifo)는 미국이 25%의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면 독일 자동차의 대미 수출량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미국은 현재 EU에서 생산 조립한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10%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은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200억유로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목을 정해놨다. 이 가운데 미국의 전기자동차 제조기업 테슬라도 포함돼 있다고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트보케는 보도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