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선 이익 회복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기금과 외국인 등 장기성 자금 유입 여부도 턴어라운드 종목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19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국내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19.2%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22.4%) 다음으로 하향 조정 폭이 컸다. 향후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12개월 선행 EPS 증가율 역시 -9.8%로 직전 최저치인 2016년 1월 말(-2.0%)보다 훨씬 낮았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수준에 대한 기대가 이미 ‘바닥’을 친 만큼 현재보다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실적 둔화 우려를 컨센서스에 빠르게 반영했다는 의미”라며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가장 낮을 때 항상 주가는 바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적이 저점을 찍고 턴어라운드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래에셋대우는 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됐고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CJ대한통운, 현대미포조선 등을 꼽았다.

단순히 실적 턴어라운드 여부만 따지기보다는 수급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군 중 연기금과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분기마다 코스피지수를 평균 6.7%포인트 웃도는 수익을 냈다. 이처럼 실적 개선과 함께 장기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종목으로는 신한지주, 삼성SDS, LG생활건강, 메리츠종금증권, 대웅제약, 한샘 등이 거론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