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판매 부진 여파로 타이어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모두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타이어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6조7955억원, 영업이익 7037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0.3%, 11.3%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분할한 이후 영업이익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는 7500억원으로 지난해(8200억원)보다 내려 잡았다. 2017년 가동을 시작한 미국 테네시 공장의 초기 가동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2조87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1% 줄어든 수치다. 이 회사는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만 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1년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한 중국 시장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1조9840억원, 영업이익 18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 줄었다. 순이익(1034억원)은 2017년(1254억원)과 비교해 17.4%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타이어업체들이 덩달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4.2% 줄어든 2781만 대로 집계됐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28년 만이다.

세계 4위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도 강화된 배기가스 측정 방식인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적용에 따른 생산 지연 등으로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생산량이 8.7% 감소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완성차 생산량이 감소하면 타이어업체의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