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우려' 공통분모…사별 투쟁 분위기는 온도차
대우 이어 현대중 노조 파업 가결로 조선업 빅뱅 '안갯속'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모두 대우조선 매각·인수에 반대해 모두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중 노조는 20일 열린 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분할사 포함 1만438명) 중 51.58%가 파업을 찬성해 가결했고, 대우조선 노조는 이보다 앞선 18∼19일 조합원 5천24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천831명(92.1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두 노조가 파업을 가결한 것은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동종 최대 업체에 매각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미 지난 4년간 구조조정으로 3만5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은 상황에서 겨우 회사가 정상궤도에 올랐는데 다시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마찬가지다.

조선업 경기 침체로 수년째 근로자 수가 줄었다.

호황기 때 2만명이 넘던 이 회사 정규직 노동자는 최근 절반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조선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기대만큼 수주량이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두 회사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노조는 예상한다.

특히, 영업 등 중복 업무 부서 인원 감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 사장이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하루 전인 지난 19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어느 한쪽의 희생이 없을 것이다"고 밝힌 것도 이런 시각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노조가 모두 파업을 가결했으나 당장 공동투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1일 국회에서 공동 긴급토론을 열고, 27일에는 서울 산업은행 항의집회도 예고한 상태지만 두 노조 모든 조합원이 참여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특히, 오는 21∼28일 대의원선거 기간이어서 내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우 이어 현대중 노조 파업 가결로 조선업 빅뱅 '안갯속'
실제 파업에 돌입해도 두 회사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파업 가결 비율부터 현대중공업 노조는 51.58%(재적 대비), 대우조선 노조는 92.16%(투표자 대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 조합원(분할 3사 포함) 중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일렉트릭이나 엔진 부서 등 소속은 두 회사가 합병돼도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엔진 부서는 현재 대우조선이 두산엔진 등으로부터 받아 쓰는 선박 엔진을 대체할 수 있어 일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두 회사 노조 간 온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현대중공업과 분할사 조합원 중 파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조합원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대우조선 조합원의 위기의식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