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28년까지 2차 철도망 구축 계획…비강남권 중심 10개 노선
총 7.2조원 투입…9호선 4단계 추가 연장은 '조건부'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서울 목동과 청량리를 횡단하는 지하 경전철 건설이 추진된다.

지하철 4호선 당고개∼남태령 구간에는 급행열차가 추가되고, 현재 공사 중인 경전철 신림선은 여의도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이던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은 당장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안)' 용역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서울시는 지역균형발전과 철도교통 소외지역 해소를 목표로 2028년까지 ▲ 경전철 6개 노선 신설 및 보완 ▲ 경전철 2개 노선 연장 ▲ 지하철 노선 2개 개량 등 비강남권 위주의 총 10개 노선 계획을 수립했다.

연장 구간은 71.05㎞, 총사업비는 7조2천302억원에 이른다.

고홍석 도시교통실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경제 논리에서 탈피해 균형발전 선도 노선을 우선 개발할 방침"이라며 "신설 노선은 2021년부터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輕)전철은 일반 지하철인 중(重)전철보다 전동차 크기, 무게, 수용 인원이 적어 사업비가 지하철보다 30%가량 적게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은 물론 지하에도 구축이 가능하다.

이번 2차 경전철 계획에는 지난해 발표한 면목선·난곡선·우이신설연장선·목동선에 강북횡단선이 추가됐다.

강북횡단선은 완·급행 열차 운행이 가능한 25.72㎞, 19개 역의 장거리 노선으로 '강북의 9호선' 기능을 수행하도록 계획됐다.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동쪽으로는 청량리역에서 1호선·GTX-C·면목선·경의중앙선과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5호선과 연결된다.

3호선·6호선·우이신설선·서부선·9호선과도 환승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이 북한산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와 자연환경지구를 통과하지 않도록 세검정로, 정릉로 하부 등에 대심도 터널을 만들어 노선이 통과하도록 계획했다.

강북횡단선의 하루 이용 인원은 1㎞당 8천명, 총 21만명으로 추산했다.

강북횡단선의 총사업비는 2조546억원에 달한다.

서울연구원 용역 결과 지역균형발전 효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면목선은 기존 신내∼청량리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되 청량리역에서 강북횡단선과 환승하도록 했다.

목동선은 화곡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해 기존 지상 구간으로 계획한 서부트럭터미널∼강월초교 구간을 지하화할 계획이다.

서부선은 기존 새절∼서울대입구역 구간에 대피선을 2개 추가해 완·급행 열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보완했다.

또한 서부선은 남쪽으로 서울대 정문 앞까지, 신림선은 북쪽으로 여의도까지 1개 역씩 연장해 상호 환승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개량 대상인 기존 지하철 노선은 4호선과 5호선이다.

4호선은 당고개∼남태령 구간을 급행화하기로 했다.

짧은 역 간 거리와 낮은 속도로 인해 출퇴근 시 효율이 저하됐다는 게 주된 이유다.

5호선은 공사 중인 하남선 운행을 고려해 둔촌동∼길동∼굽은다리역을 직선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길동과 둔촌동을 오가려면 강동역을 거쳐야 했다.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서울시는 강북횡단선을 포함한 신설 경전철 노선 5개, 4호선 급행화, 5호선 직결화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나머지 신림선, 서부선, 동북선, 위례신사선은 기존대로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

관심을 끈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 노선(고덕강일1∼강일)은 이번 계획에 '조건부'로 포함됐다.

2021년 강일∼미사 구간과 함께 광역철도로 지정되면 추진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광역철도 지정은 국토교통부가 한다.

고홍석 실장은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은 현재 기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가 어렵다"며 "광역철도와 함께 추진해야 경제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논의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제적 타당성 최소 기준(B/C 0.85 이상)을 만족하되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높은 노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10개 노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선 선정에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자체 지표인 '서울형 지역균형발전 평가지표'를 활용했다.

중앙정부의 평가지표는 전국의 지역낙후도를 중심으로 판단하기에 대도시인 서울시 내 철도시설계획을 검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목동∼청량리 잇는 강북 횡단 경전철 만든다…4호선은 급행화
서울시는 지역낙후도 판단 기준에서 의사 수, 제조업 종사비율 등 대도시 실정에 맞지 않는 항목을 없애고, 동 단위로 분석한 철도 접근성·밀집도를 추가했다.

이번 계획에서 제외됐지만, 지역균형발전 지수가 높은 난곡선 금천 연장 구간(난향동∼금천구청)과 7호선 급행화 등은 후보 노선으로 선정해 5년 후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변경 검토 시 사업 타당성을 재검증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7조2천302억원 중 시비는 3조9천436억원이며, 국비로 2조3천900억원, 민간사업비로 8천966억원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철도건설에 매년 약 7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중 2차 계획에 따라 신규로 투자되는 금액은 약 4천억원이다.

가장 규모가 큰 강북횡단선은 필요하면 시민 펀드 등 별도 재원을 마련해 '시민 공유형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차 도시철도망 계획이 실현되면 철도통행시간은 평균 15%, 지하철 혼잡도는 30% 감소하고, 철도 이용이 가능한 시민은 약 40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0분 내 철도서비스 가능지역은 현재 63%에서 75%로 확대되며, 철도역 접근이 어려웠던 행정동도 기존 170개에서 104개(40.1%→24.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철도서비스 취약지역이었던 동북권, 서북권, 서남권 시민의 철도 이용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대중교통 분담률은 현재의 66%에서 75%까지 올라 대기오염이 약 15% 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는 국토부 협의, 시의회 의견 정취,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4월 중 국토부에 승인 요청을 할 예정이다.

이후 연말까지 계획을 확정하고 전 노선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계획은 경제 논리에 치우쳐져 있던 철도공급 기준을 교통 복지 측면에서 대폭 개선한 것"이라며 "천만 시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교통 소외지역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